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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예산안)국세수입 33조 줄어드는데…깎아주는 세금 '77조'
내년 세수 올해보다 8% 감소한 367조원
국세감면 법정한도 2.3%포인트…'역대 최대' 초과
"세수부족 장기화 우려…감면책 정비해야"
2023-08-29 15:59:05 2023-08-30 07:16:54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내년도 국세 수입이 367조원으로 전망됐습니다. 올해 본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8.3% 줄어든 규모입니다.
 
정부가 받아야 할 세금을 깎아주는 국세감면액은 올해보다 7조6000억원 늘어납니다. 세수는 감소하는데 국세감면액이 늘면서 세수 부족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국세수입 예산'은 올해 예산 400조5000억원 대비 33조1000억원 감소한 367조4000억원이 편성됐습니다. 전년 대비 국세수입이 감소한 해는 2010·2020·2021년에 이어 네번째입니다. 
 
지난해 세입 실적(395조9000억원)보다도 28조6000억원(7.2%) 적은 수치입니다. 내년 국세수입 전망이 어두운 것은 경기 회복세 지연과 수출 부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입니다.
 
세목별로 보면 내년 소득세는 125조8000억원으로 올해 세입 예산(131조9000억원)보다 6조원(4.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양도소득세가 22조4000억원으로 7조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종합부동산세(4조1000억원) 역시 1조6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소득세는 임금 상승, 취업자 증가 등으로 올해 세입 예산보다 1조5000억원  증가한 62조1000억원으로 예측했습니다.
 
법인세는 77조700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업 실적 둔화 등으로 올해 세입 예산(105조원)보다 27조3000억원(26.0%) 줄 것으로 봤습니다.
 
부가가치세(-1조8000억원), 상속증여세(-2조5000억원) 등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유류세 인하 중단과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15조3000억원)는 4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국세수입 예산'은 올해 예산 400조5000억원 대비 33조1000억원 감소한 367조4000억원이 편성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내년 세입 여건이 열악한데도 국세감면액은 대폭 늘어납니다. 내년 국세감면액은 77조100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69조5000억원)보다 1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임시투자세액공제 재도입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지원 등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국세 감면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내년 국세감면율은 16.3%입니다. 이는 국세감면율 법정한도(14.0%)를 2.3%포인트 넘게 되는 것으로 역대 최대 폭입니다.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를 넘긴 사례는 2008년(1.0%포인트)과 2009년(1.8%포인트), 2019년(0.8%포인트), 2020년(1.2%포인트) 등이 있습니다. 
 
국세감면율은 국세감면액과 국세수입총액을 더한 금액 중 국세감면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기재부는 "국세감면율 전망치 상승은 국세수입총액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기업에 돌아가는 국세 감면액 중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의 감면 비중은 21.6%로 예상했습니다. 대기업의 감면 비중은 지난해 16.5%, 올해 16.9%(전망치) 등으로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대신 고소득자의 비중은 내년 33.4%로 줄어듭니다. 중·저소득자의 비중이 올해 66.0%(전망치)에서 66.6%로 커질 전망입니다. 고소득자의 감면 비중은 올해 34.0%로 작년(31.7%)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당초 예상과 달리 올 들어 세수 부족 상황이 계속되자 현재 재추계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기재부는 올해 국세수입 예산으로 400조4570억원을 편성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올 상반기 누적 국세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진도율이 44.6%에 불과합니다. 
 
양도소득세 등 자산 관련 세수의 감소, 법인 실적 부진 등으로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 감소분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면 그 영향으로 2025년부터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중기재정전망에서 국세수입이 내년까지만 줄어들다가 2025년 401조3000억원, 2026년 423조2000억원, 2027년 444조9000억원으로 매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재벌부자감세의 효과가 내년에 본격화되고 경기 전망도 좋지 않아 세수부족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합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경기 영향으로 세수는 줄고 지난 3년간 지출이 늘어 적자가 워낙 크다"며 "세금을 단기 늘리려는 것보다 지출을 축소해야 하는데, 정부 역량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세율 인하뿐 아니라 감면을 확대하는 면이 있다. 저속득층이나 서민층, 국제 경쟁력 제고 위해 글로벌 기업들 위주로 감면을 해야한다"며 "이 외 고착화된 감면들이 너무 많다. 어떻게 정비해 나가야 할지가 키포인트이다. 감면액의 합리적 비율을 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강도 금리 인상 내년까지 유지하는 것 확실시되고 있어 상고하저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재정위기만 안오면 2025년부터 나아지긴 하겠지만, 정부가 제시한 세수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다"고 진단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국세수입 예산'은 올해 예산 400조5000억원 대비 33조1000억원 감소한 367조4000억원이 편성됐습니다. 사진은 2024년 예산안 상세 브리핑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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