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선택 과목 유불리 문제', 올해도 정부 해법 없어
지난 2년간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서 관련 문제 끊임없이 논란
'언어와 매체+미적분'이 '화법과 작문+확률과 통계보다 표준점수 높아
정부, 문제 인식하면서도 뾰족한 해법 없어…전문가 "해결책 필요"
2023-04-03 16:27:57 2023-04-03 16:27:57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오는 11월 16일에 실시되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치러집니다. 올해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 3년 차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의 수능에서 논란이 됐던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해법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수능도 국어·수학 '공통 과목+선택 과목'…선택 과목 유불리 문제 계속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수능도 '문·이과 통합형'으로 실시되면서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에서 '공통 과목+선택 과목' 구조가 적용된다는 내용 등입니다.
 
국어 영역은 공통 과목인 독서·문학 외에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 중 한 과목을, 수학 영역은 공통 과목인 수학 Ⅰ·Ⅱ 외에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가운데 한 과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문제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로 치러진 지난 2년간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끊임없이 논란이 됐다는 것입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에서는 똑같은 원점수를 받더라도 이를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선택 과목에 따라 점수가 달라집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영역 만점을 받았을 때 표준점수는 '언어와 매체' 135점·'화법과 작문' 132점으로 추정됩니다. 수학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을 경우 표준점수는 '미적분' 145점·'기하' 144점·'확률과 통계' 142점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똑같이 국어·수학 영역에서 만점을 받는다고 해도 '언어와 매체+미적분' 조합을 선택한 학생은 표준점수가 280점이지만 '화법과 작문+확률과 통계' 조합으로 시험을 친 학생은 274점을 받게 됩니다. 선택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가 6점이나 차이 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이른바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 현상'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수학 영역에서 이과생들은 주로 '미적분' 또는 '기하' 과목을, 문과생들은 '확률과 통계' 과목을 택해 이과생들의 표준점수가 높아지면서 이를 무기로 인문·사회 계열에 지원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지난해 서울대 정시 모집에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학과 30곳에 최초 합격한 64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330명(51.6%)이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학생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올해 수능도 '문·이과 통합형'으로 실시되는 가운데 지난 2년간 논란이 됐던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와 관련한 정부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대구 북구 경상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정부, 원론적인 이야기만…전문가 "수학 시험 방식 변화 한 방법"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최근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둘러싸고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수능 과목으로 인해 입시의 불리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능 시험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정하고 대학과 소통해 개선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문영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본부장도 지난달 28일 '2024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 계획' 발표 당시 "국어·수학 영역에서 선택 과목별 표준점수 차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답변하는 데 그쳤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수학 영역 시험 방식의 변화나 대학별 대입 전형 계획에서 문과생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에 가산점을 주는 방안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차이가 논쟁이 되고 있는 만큼 예전처럼 문·이과 계열 성향에 따라 가형과 나형으로 나눠 시험을 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면서 "수학 영역의 중요도·활용도·필요도가 다 다르므로 꼭 통합해서 평가받는 게 필요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원칙적으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을 통해 표준점수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 현상'이 너무 심각해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각 대학별로 대입 전형 계획에서 문과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에 가산점을 주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에서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11월 수험생과 학부모가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3학년도 정시 지원 전략 설명회에서 배치표를 보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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