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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분양가 찍은 대치 은마…"재건축 대장주 굳히기"
은마 일반분양가 3.3㎡당 7100만원…역대 최고
안전진단, 보류 등 이유로 여러 차례 사업 무산
재건축 대표 주자 상징성 커…"랜드마크 자리매김 유력"
2023-03-16 06:00:00 2023-03-16 0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역대 최고치의 일반분양가를 찍으며 '재건축 대장주'라는 지위 굳히기에 들어갔습니다.
 
은마아파트는 그간 '금마아파트'로 불릴 만큼 강남권 주요 단지로 인식된 것은 물론, 재건축 시장 전체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랜 기간 정부와 서울시의 규제에 막혀 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은마아파트 사업은 윤석열 정부 들어 주택 시장 완화 정책이 이어지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재건축 추진에 힘을 싣고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5일 서울 강남구청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이달 9일 은마아파트 추정분담금 검증위원회를 열고 단지 일반분양가를 3.3㎡당 7100만원으로 조정했습니다. 이는 당초 3.3㎡당 7700만원보다는 8%가량 낮아진 것입니다.
 
이는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에 나서면서 대출금리가 다소 인하하고 공시지가 하락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분양가가 낮아지긴 했지만 이는 역대 최고치입니다. 종전 최고 분양가 단지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3.3㎡당 5669만원보다 비해 1500만원 가까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은마아파트는 현재 28개동, 4424가구에서 33개동, 5778가구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입니다. 증가분은 1354가구로 이중 678가구는 공공주택, 676가구는 일반분양으로 배정됩니다.
 
다만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오세훈 시장의 초고층 건립 허용을 근거로 법정 상한 용적률 299.9%를 넘어 조합 설립 이후 50층 이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따라서 공사비 등은 추후 바뀔 수 있습니다.
 
사실 은마아파트는 이번에 최고가 분양가 단지로 올라섰지만, 그간 추진 상황이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1996년부터 본격적인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안전진단 문제, 주민 이견, 정부 보류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사업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
 
은마가 갖고 있는 재건축 상징성이 워낙 크다 보니, 이를 우려한 정부와 서울시가 규제 빗장을 풀지 않은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하곤 했죠. 특히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발목을 번번이 잡은 것은 바로 안전진단입니다. 은마아파트는 2002년 첫 번째 안전진단에 도전한 이래 이후 세 차례나 떨어졌습니다. 단지가 안전해 재건축이 필요 없다는 판정이 8년간 이어진 것이죠.
 
이후 2010년 'D급'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하게 되지만 이번엔 층수 규제가 문제였죠. 은마아파트는 49층안을 제시했지만 당시 박원순 시장이 35층 고도 제한을 들고나오면서 정비계획 심의에서 계속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 체제로 바뀌면서 35층 규제를 없애고 작년 3월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집행부가 결성되면서 사업의 양상이 바뀌게 됩니다. 게다가 윤 정부도 들어서며 전반적인 정책 기조가 시장 연착륙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지부진했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은 한결 수월해진 모습입니다.
 
이번 분양가 산정으로 인해 재건축 업계 전반의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의 대표 주자라는 상징성이 큰 단지다. 분양가 여부와 상관없이 대장주로의 입지가 공고히 이어질 것이 보인다"며 "인근에 강남권 대규모 업무 단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등 호재가 많고, 우수한 대치동 학군을 확보해 추후에도 단지 가치가 낮아지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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