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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경주)환율 논쟁 종식..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남아
경상수지목표제 합의.."구체적 수치 마련은 어렵다"
국제 공조 강화로 서울 G20 정상회의 '청신호'
2010-10-24 16:46:47 2010-10-25 14:31:46
[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이번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우려가 높았던 환율 논쟁이 사실상 종식됐다.
 
정부는 이번 회의 전, 경상수지를 일정폭으로 유지하는 것에 각국이 동감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를 주요 협상점으로 설정하고 결국 합의까지 이끌어냈다.
 
◇ "환율 논쟁 이번 회의로 종식"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환율 논쟁은 이번 회의로 종식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번 회의가 성공적인 점은 환율 논쟁을 둘러싸고 세계경제에 드리워졌던 많은 불확실성과 불안정을 해소했다는 점"이라면서 "실제 집행과 관련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중심이 돼 각국이 상호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환율 논쟁 종식은 정부가 계획했던 아이디어인 '각국 경상수지를 일정폭으로 유지하자는 것'에 힘입은 바가 크다.
 
윤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번 G20회의를 통해 환율 논쟁을 중재할 수 있겠냐는 의원들의 회의적 발언에 대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없는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당초 정부의 아이디어는 이번 회의를 통해 '경상수지 목표제'로 구체화되면서 환율 논쟁을 마무리 짓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기자회견서 "환율에 있어 긴밀한 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평가된 통화국의 경우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 제도로 나아가기로 했고, 중국처럼 시장펀더멘털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제시..많은 의미 포함"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환율 문제가 마무리되면서 이제 남은 것은 '경상수지 목표제'의 구체적 실행방안이다.
 
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경상수지의 일정한 밴드(범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합의했다"면서 "환율 움직임을 중심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폭은 한쪽으로 많이 치우칠 경우 결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요한 점은 예시적 기준(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며 "여기에 많은 함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 정상회담까지 구체적인 수치가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면서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도 "무역불균형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겠다"고 강조, 이에 대해 설명한 뒤 "지속적인 불균형이 이뤄졌을 때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저희는 여기에 대해 좀 더 골격을 갖춰놓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상수지 목표제 가이드라인이 설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목받게 된 기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이다.
 
가이트너는 "IMF는 이런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회원국들은 그들의 경제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IMF의) 감독을 받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회의서는 외국인 자본 유출입 문제와 관련해 필요한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자 유입에 대한 규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자본 유입규제와 관련해서 IMF도 적절한 규제를 행사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경주회의 긍정적 평가..서울정상회담 성공 기대감 커
 
이번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결과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과 주요 외신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의장국 대표인 윤 장관은 "환율 논쟁을 둘러싸고 많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환율논쟁이 종식됐다"고 밝혔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환율과 국제통화기금(IMF)쿼터 개혁 '빅딜'이 성공돼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환율전쟁'을 촉발시킨 당사자 미국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미국은 강한 달러를 지지한다"며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과도한 무역불균형에 대해 협력하자고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극단적인 환율전쟁을 끝내고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이 강한 달러를 지향하는 것은 세계경제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강조해 이번 회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요 외신도 이번 경주회의가 환율전쟁을 종식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반응이다.
 
AP통신은 2주전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G20 재무장관 회의보다 일보 전진한 것으로 평가했다.
 
AFP통신은 경주 G20회담이 경쟁적인 통화 절하를 피하기로 합의한 것은 "미국이 무역 불균형에 대처와 관련해 G20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환율전쟁'의 양대 축이었던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국제통화기금(IMF) 지분 6% 이상을 신흥국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은 '중대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유럽이 얻은게 도대체 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IMF 지분 6% 이상을 신흥국에 얻는 대신 유로존이 얻은게 없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번 회의를 통해 극단을 피하고 국제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해 다음달 열릴 서울 G20 정상회담 성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무르익고 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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