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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인테리어 피해…시공 표준화 착수한 인테리어 업계
실내건축공사업 면허·상세 견적서 등 확인해야
한샘·리바트·오늘의집 등 시공 보증 강화
2023-03-01 06:00:00 2023-03-01 06:00:0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인테리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공 피해도 날로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안목이 올라가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인테리어를 시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졌지만, 소비자들이 정작 인테리어 업체나 계약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해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인테리어 업체들은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 계약서를 도입하고 책임 시공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한샘 직원들이 리모델링 공사전 필수 확인 사항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한샘)
 
소비자 단체와 관련 업계에서는 극심한 정보 비대칭으로 인테리어 시공 피해가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집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단순 도배, 벽지가 아닌 다양한 공정의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 집을 예쁘게 바꾸고 싶은 수요가 커졌다"면서 "하지만 수요가 늘어난 만큼 인테리어 고객 피해도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1년간 1372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인테리어 서비스 피해사례는 총 5351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중 '주거용'은 2425건으로, 하자보수 불이행·지연 등 '하자 보수' 관련 상담이 938건(38.7%)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인테리어 서비스 판매 실태조사를 벌여 중개 플랫폼의 실내건축면허 보유 정보를 확인한 결과, 면허 없음 437건(59.0%), 면허 보유 157건(21.2%), 확인 불가 137건(18.5%)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공사 금액 1500만원 이상인 인테리어 공사는 실내건축공사업 면허를 보유한 업체만 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500만원 이상 시공사례를 게시한 사업자 678곳 중 실내건축공사업 면허 조회결과 면허 보유 사업자로 검색된 경우는 119곳(17.6%)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리모델링하는 가구들이 늘어났는데 피해 사례를 살펴보니 소비자에게 매우 취약한 서비스였다"면서 "계약 전에는 소비자가 우위에 있지만 계약이 끝나면 무조건 업체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인테리어 업체의 경우 하자 관련 컴플레인 이후 잠적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씨는 4500만원 상당의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으나 벽지는 뜬 상태였고, 몰딩을 새로 하지 않고 그 위에 페인트를 칠해 페인트도 이미 벗겨진 상태임을 확인했습니다. A씨는 시공업체에 재수리를 요청했으나 재수리를 원할 경우 추가요금을 내야한다며 결국 이후엔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B씨는 총 7000만원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으나 공사가 끝난 후 살펴보니 벽지가 찢어지고 마루가 찍혀있는 하자를 발견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 사장에게 하자보수를 요구했지만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업체 계약서에도 계약 내용에 하자보수책임주체, AS 방법 등이 명시돼 있지 않았습니다.
 
인테리어업계에 따르면 이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약 전 홈택스에서 인테리어 업체의 사업자 등록 여부 확인해야 합니다. 1500만원 이상 공사를 진행할 경우 전문건설업 면허를 보유 여부를 봐야 합니다. 인테리어 업체명이 여러 번 변경된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자담보책임기간과 하자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철거, 목공, 도배, 타일, 도장 등 공정과 공정 별 세부 자재비, 인건비가 포함된 상세 견적서를 주는 업체를 선택해야 추후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힐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계약 시에는 공사 시작일과 완료일을 기입하고 자재 세부리스트, 하자보수 약관 등을 기입해야 합니다. 
 
인테리어의 이런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인테리어 업체들도 나서서 방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샘은 고객 보호와 권리 향상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무한책임 리모델링'을 선보이고 △전자계약서 작성 △정품 자재 사용 △책임시공을 내걸었습니다. 한샘은 고객과 계약 시 정품 자재 및 한샘 직시공 내역, 계약 금액을 명시한 전국 단일양식의 '전자계약서'를 제공합니다. '책임시공'은 가구와 건자재 시공부터 전기·목공·설비 등 기본공사까지 인테리어 전 공정을 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시공물류 전문 자회사 '한샘서비스'를 통해 직접 시공합니다.
 
현대리바트는 '집테리어 보장제도'를 통해 리바트 직영 협력사가 전 시공 과정을 직접 진행하고, 시공 전체 과정을 본사가 직접 책임지고 관리하는 전문 감리를 운영합니다. 모든 자재 견적은 공개합니다. 인테리어 관련 스타트업도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의집은 '인테리어 안심플랜'을 도입하고 인테리어 시공 과정에서 고객이 하자나 공사지연 등으로 피해를 보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행보증보험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보험 가입을 위해 구체적인 공사 내역과 기간이 명시된 표준화된 계약서도 작성합니다. 시공 과정에서 불만이 발생할 경우 전담 고객만족팀의 시공 상담 전담 직원이 대응하게 됩니다. 아파트멘터리도 전자계약서를 통해 계약 내용과 하자보수 약관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A케어센터'를 구축하고 하자보수를 전담으로 하는 AS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중기IT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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