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은 건설사 주총…관전 포인트는?
삼성ENG, 삼물 합병중지 가처분 각하한 김용대 전 판사 선임
삼물·현대건설, 사외이사 연임…자사주 소각·신사업 추진 올려
2023-02-20 06:00:00 2023-02-20 06:00:00
건설사 사옥 전경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했습니다. 내달 16일 삼성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진행될 건설업계의 주주총회에서는 작년 실적을 확정하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으로 올해 사업전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입니다.
 
건설사 주총 관전 포인트는 경영 안정화와 신사업 추진으로 요약됩니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에 주택경기가 부진해지고 건설업황이 악화하면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다각화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여기에 최근 들어 행동주의 펀드 입김까지 커지면서 배당확대 등 주주제안이 나올지도 주목됩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사외이사는 모두 34명으로 이 가운데 32.35%인 11명이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이사진 10명 중 3명이 교체 테이블에 오르는 것입니다.
 
주요 건설사 사외이사 10명 중 3명, 내달 임기 만료 
 
현재까지 주총 소집을 결의한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총회를 여는 곳은 삼성엔지니어링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내달 16일 주총에서 현건호 플랜트사업본부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고 김용대 법무법인 도울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하는 안건을 부의할 예정입니다.
 
김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서울가정법원장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15년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 시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목을 끕니다.
 
그는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절차를 중단해달라며 소액주주들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삼성물산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김 후보에 대해 준법경영 강화와 사회적 책임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입니다.
 
오는 3월 17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삼성물산의 경우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정해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장 사장 겸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습니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보통주 2471만8099주(13.2%)와 우선주 15만9835주(9.8%)를 5년에 걸쳐 분할 소각한다는 것입니다.
 
주요 건설사 주총 일정 및 임기만료 사외이사 현황.(표=뉴스토마토)
 
현재 5명의 사외이사 중 내달 임기 만료를 앞둔 정병석 전 노동부 차관과 제니스 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이상승 서울대 교수의 경우 재선임하기로 했습니다.
 
현대건설 역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를 그대로 중용하며 안정을 택했습니다. 내달 23일 주총을 앞둔 현대건설은 김재준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와 서울지방법원 판사를 지낸 홍대식 서강대 교수를 3년 임기로 재선임할 계획입니다. 지속가능경영을 내재화하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주택사업에 주력했던 포트폴리오에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현대건설은 이번 주총에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정관 변경을 결의할 예정입니다. 특히 정관 제2조 사업목적에 ‘재생에너지전기공급 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을 신설하고 재생에너지 PPA(전력구매계약) 사업등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업황 악화 타개할 이사진 중요성 커져…행동주의 펀드 행보 '주목'
 
시평 50위권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건설사들은 이미 신사업에 속도를 내는 상황입니다. 아이에스동서의 경우 17일 IR자료를 통해 연내 탄산리튬 라인을 증설하는 등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음식물폐기물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전환해 공급하는 바이오에너지 사업화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입니다.
 
특히 SK에코플랜트의 경우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내달 주총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됩니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4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이승호 법무법인(유) 율촌 고문, 김종호 전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대표, 박선규 성균관대학교 부총장이 내달 2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평 28위인 동원개발은 이사진 풀을 확대합니다. 기존 허남식 전 부산시장 등 3명의 사외이사 체제에서 박맹우 전 국회의원과 김해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송윤한 공인회계사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새롭게 영입한 데 따른 것입니다. 내달 31일 예정된 주총에서 부의 안건이 통과될 경우 동원개발 이사진은 사외이사 6명을 포함해 9인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한편 최근 시장에서는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건설업계에도 주주환원이나 지배 구조 변화가 나타날지도 관심사입니다. 당장 건설사에 대해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제안을 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진 않지만 투자자로서 경영권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머스트자산운용은 태영건설의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룡건설산업의 주요 주주에는 미국 투자자문사 피델리티(FIDELITY PURITAN TRUST)가 9.99%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총을 앞두고 적극적인 주주행동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해외 일부 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연계해 주주제안에 동참하기도 하는 상황이라 앞으로는 주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대응이 기대된다”면서 “건설사의 경우 대주주 지분이 40% 미만일 경우 행동주의 펀드 개입이 쉬울 수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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