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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삼성SDI 대표, 부임 첫해 실적 ‘신기록’
매출 20조 시대 개막
작년 연간 영업이익도 2조원 육박
“1등 기업되기 위해 ‘맹호복초’ 자세로”
2023-01-31 16:29:41 2023-01-31 16:29:4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SDI(006400)가 지난해 고부가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지난 2021년 말 삼성전자(005930) 사장에서 삼성SDI 새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진두지휘한 첫해 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인데요. 삼성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최 사장은 삼성그룹에서도 전략통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최 사장의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 전략이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 달성에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31일 관련 업계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매출은 20조1241억원, 영업이익은 1조8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8.5%, 69.4% 상승했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입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5조965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3% 늘었고, 영업이익도 84.7% 증가한 490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실적을 견인한 부문은 매출 9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담당 에너지 부문에서 나왔습니다. 삼성SDI 에너지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조3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상승했습니다. 영업이익은 무려 198.8%나 증가한 3591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동차 전지 매출이 P5(5세대 중대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지속 증가했고, ESS(에너지저장장치) 전지도 전력용 프로젝트에 투입돼 크게 성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P5는 삼성SDI의 프리미엄 배터리로 독일 BMW의 5세대 전기차에 탑재됐습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재료 등을 담당하는 전자재료 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43억원, 1317억원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9.5% 감소했습니다. 삼성SDI 측은 전날 열린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하반기 재고 조정영향으로 편광판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배터리가 견조한 호실적을 보이면서 삼성SDI의 지난해 분기별 실적은 △1분기 매출 4조494억원, 영업이익 3223억원 △2분기 매출 4조7408억원, 영업이익 4290억원 △3분기 매출 5조3680억원 영업이익 5659억원 △4분기 매출 5조9659억원, 영업이익 4908억원으로 지속 성장했습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쾌속질주는 특히 최 사장이 새 수장으로 온 이후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최 사장은 2021년 말 삼성전자 사장에서 현재 자리로 이동했습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입사 후 국제회계그룹, 경영관리그룹, 사업지원TF 등을 두루 거친 전략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 사장의 자리 이동이 있었던 당시 삼성전자에서 살림살이를 2년간 책임지던 그가 삼성SDI 최고경영자(CEO)로 이동한 것을 두고, 그동안 요직을 거친 역량을 토대로 삼성 미래신사업인 배터리를 총괄하는 적임자로 낙점했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평가는 최 사장의 삼성SDI 부임 첫해 성적표에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그 평가를 입증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 사장은 취임 첫해 신년사에서 “진정한 1등으로 도약하기 위해 ‘맹호복초’의 자세로 노력하자”고 했습니다. 맹호복초는 사나운 범이 풀숲에 엎드려 있다는 뜻의 성어로, 영웅은 숨어 있어도 때가 되면 세상에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말입니다. 최 사장은 기술과 품질 경쟁력만 있으면 어떠한 불확실성에서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당 성어를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 사장의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이라는 질적 성장 목표 아래 삼성SDI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파이(지름 46mm) 샘플이 만들어지는 데로 고객사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삼성SDI는 올해는 자동차, ESS를 중심으로 회사의 규모를 더욱 키워가겠다는 목표를 잡았습니다. 특히 자동차 전지는 헝가리의 신규 라인 가동이 확대되고, 고객사의 신모델에 공급이 늘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원형 전지의 경우 전기차용을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업계 따르면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보다 39% 성장한 1590억달러(약 19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삼성SDI 전기자동차용 각형 배터리 라인업. (사진=삼성SDI)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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