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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파 풀리나③)"채권시장, 연초효과…정부 정책 중요"
회사채 시장 온기…비우량 건설사 회사채 전이 '관건'
CP·회사채 금리, 올들어 하락세…HUG 지원 등 긍정적
2023-01-10 06:00:00 2023-01-10 06:00:00
강원도 레고랜드 모습(사진=김현진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새해 건설업계 1호 공모채 발행에 나섰던 롯데건설이 완판에 성공하면서 모처럼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로 위축됐던 자금 조달 시장이 기관투자자의 계절성 수요와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 등으로 다소 숨통이 트인 까닭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채안펀드를 가동하면서 조달 시장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면서도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유례없는 거래절벽과 미분양이 발생한 만큼 건설업계 자금조달을 둘러싼 한파가 풀리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김은기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 수석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 레고랜드 사태라는 홍역을 치룬 후 회사채 발행시장은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지난 10월 이후 우량 등급도 대거 미매각 물량이 발행했으나, 1월 첫째 주 9700억원 수요예측 규모에 12배가 넘는 11조8000억원의 투자 자금이 모였다”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레고랜드 사태라는 상처가 채아물기도 전에 나타난 회사채 발행시장의 초강세에 대한 의구심이 크지만,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의 강세가 정부의 정책효과 가시화와 회사채 투자 매력도 부각이라는 2가지 측면에서 나타난 것을 감안해 보면 적어도 크레딧 스프레드가 레고랜드 사태 이전의 수준까지 회복될 때까지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736%까지 치솟았던 3년 만기의 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금리는 지난 6일 기준 5.062%까지 내려갔으며 기업어음(CP)금리는 5.010%로 작년 초 5.540%로 정점을 찍은 후 20거래일 연속 내렸다.
 
관건은 우량 회사채 수요예측 초강세가 비우량 회사채까지 전이될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해 말 신용평가사들이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한신공영 등 건설사 신용등급을 대거 하향 조정하면서 이자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채권 수익률 추이.(표=금융투자협회)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정책효과의 가시화로 최근 CP·PF-ABCP 등 단기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1월말까지 채안펀드 5조원 추가 캐피탈콜 등 정책자금이 회사채 발행시장의 안전판 역할에 대한 기대도 크다”면서도 “예년과 달리 (AA등급 강세에 따른) 온기가 파급되기에는 상당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경기 둔화에 따른 A등급의 실적 저하와 PF 리스크에 따른 A등급 건설사 신용도 우려 등 예년과 달리 A등급 회사채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정부의 정책이 차환 부담을 낮추는 등 하방을 지지해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나온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대단히 전향적이어서 부동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 넣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비록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어렵더라도 급매물이 소화되고 대규모 미분양(미계약)을 일부 해소시킴으로써 추가적인 급격한 가격하락을 막아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고 PF 사업장에 대한 보증확대는 건설사와 연관 금융회사들의 손실흡수력을 제고하는 장치로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기존에 시행하던 PF 대출 보증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사업성이 낮은 PF 사업장의 ABCP가 HUG 보증으로 차환이 될 경우 전반적인 부동산 PF ABCP 차환 우려가 낮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상위 등급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 당분간 발행 시장의 호조가 이어질 것이지만 하위 등급의 크레딧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 회복은 더딜 것”이라면서도 “ABCP를 포함한 단기자금 시장의 금리를 하향 안정시킬 것으로 판단되고 중도금 대출과 거주 기간 완화 등 타 규제 완화도 부동산 시장의 회복과 함께 크레딧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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