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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우조선, '종합 방산’ 한화와 동반성장
(대우조선의 미래①) 인수합병 '달인' 한화 능력에 주목
미국·유럽처럼 종합방산으로 몸집 불려 경쟁력 확보
전문가 “해상·항공·우주, 기술 효용가치 연관성 높아”
“세계 해양 패권 경쟁 속 함정 건조 능력 비약적 성장 기대”
경영 정상화, 함정 건조 아닌 민수시장 경쟁으로 가능
2022-12-26 06:00:10 2022-12-26 11:43:1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화그룹이 ‘한국판 록히드마틴’을 꿈꾸며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았다. 한화그룹은 우주·지상·해상 통합 체계 구축으로 방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액화천연가스(LNG)·수소·암모니아의 생산-운송-발전 가치사슬 구축 효과도 노린다. 그룹의 5년치 투자액 37조6000억원 가운데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만 2조6000억원을 쏟는다.
 
한화그룹은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맺으면서 ‘한화조선해양 시대’를 본격화했다. 한화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영국 경쟁당국 승인과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산업체 매매 승인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그간 합병 대상인 대우조선해양의 외연은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2022년 대우조선해양 영업손실 규모는 2분기 995억원에서 3분기 6278억원으로 급증했다. 3분기 부채비율은 129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줄적자에 높은 부채로 분투하는 대우조선을 사려는 한화의 ‘큰 그림’이 이목을 끈다. 한화는 그간 인수합병을 통해 업황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오늘날 재계 7위로 성장했다.
 
김승연 회장은 제2차 석유 파동에 따른 불황이 한창이던 1982년, 한양화학과 한화케미칼 전신 한국다우케미칼 경영권을 인수하고 석유화학을 수출 효자산업으로 키웠다.
 
IMF 금융위기 직후인 2002년에는 적자를 이어가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자산 127조원의 우량 보험사로 키웠다. 2012년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태양광 기업을 만들었다. 2015년에는 삼성그룹의 방산과 석유화학 부문 4개사을 인수하는 ‘방산 빅딜’을 성사시켰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전망. (그래픽=한화)
 
한화는 한화에어로 중심으로 방산 역량 결집을 서두르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달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했다. 2023년 3월에는 지주사 한화의 방산 부문도 인수한다. 각 계열사 기술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방산종합연구소 설립 등 화학적 결합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한화가 이번 인수합병으로 방산시장의 화두인 ‘무한경쟁’과 ‘지속가능’을 따라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실현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이번 인수로 대우조선해양 업황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긴 어려워, 민수시장에서 해외수주를 얼마나 하느냐에 정상화 여부가 달려 있다고 관측한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은 대우조선의 방산 역량에 대해 “209 잠수함 초기 건조 당시부터 독일로부터 잠수함 기술 이전을 통한 기술을 축적해, 현대중공업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잠수함 건조업체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이번 인수가 한화의 첨단 방산 기술 연구 시너지를 키울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한화는 국내 최초로 업체 주관 연구개발인 천무 다연장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업적이 크지만, 삼성·현대 등과 비교할 때 첨단기술 분야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대규모 수출중인 K-9 자주포 등 한화의 지상 무기체계는 삼성과의 합병을 통해 얻은 것이지, 한화가 자체 연구개발한 독자 제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는 대체로 종합방산업체인데, 지상·해상·공중 기능이나 군 분류에 관계 없이 네트워크 중심전 수행에 요구되는 복합무기체계와 모든 관련 기술을 개발·생산하고 총체적 운영·유지를 차질없이 수행하는 대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노드롭, 영국의 BAE, 이탈리아의 핀메카니카 등이 해당한다.
 
김 원장은 “한화가 기존 지상 분야와 더불어 해상 분야를 인수하고, 나중에 공중(우주) 분야까지 인수한다면 이런 선진국형 종합방산업체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방산업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7월 2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이 진수 되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최기일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소장(상지대 국가안보학부 교수)도 “최근 수년 간 세계 무기 거래 시장과 방산업계 생태계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핵심은 전세계 방산시장이 대형화와 통합화로 재편돼 발전을 거듭해올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전세계적으로 해양 패권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해 해군 함정 건조 능력과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며 “한국은 조선업 강국으로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해군 함정 건조 능력의 비약적인 성장과 압도적인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위산업에서 지상과는 달리 해상·항공·우주 분야는 사업 추진 절차와 방식, 관련 기술 효용가치 등에 연관성이 많다”며 “장차 한화의 항공·우주 분야 관련 집중적인 육성·투자와 맞물려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건조 역량과 기술 시너지로 해당 연구개발 분야에서 성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원장은 “수상함이나 잠수함 수주는 민수 분야에 비해 큰 이윤이 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산 수주를 통해 대우조선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민간 시장에서 해외 수주를 얼마나 많이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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