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국산 수제맥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수제맥주업계가 수익성을 개선해야한다는 숙제를 받아든 가운데 수제맥주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온라인 판매 허용 등 각종 규제가 해소돼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제맥주업계는 주류의 온라인 판매 허용 기준을 수제맥주에게 적용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현실화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현행 주세법은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전통주는 예외다. 앞서 정부는 2017년 국민 편의와 전통주 진흥차원에서 전통주에 한해서만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
전통주에는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농업인이 직접 생산했거나 제조장 소재지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지역 특산주가 포함된다. 원소주의 경우 지역특산주 면허를 얻었다. 강원도 원주의 모월, 충청북도 충주의 고헌정 등 국내 양조장과 협업하고 해당 지역에서 나오는 쌀을 사용한 것이다. 원소주가 온라인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할 수 있는 이유다.
반면 수제맥주는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하다. 수제맥주는 특정 지역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 개발해 만든 맥주다. 2014년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소규모 맥주 제조자도 매장에서 만든 맥주를 외부로 유통할 수 있게 됐다. 이어 2018년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소매점에도 유통이 허용됐다.
지역 소규모 양조장에서 수제맥주를 생산하더라도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없는 까닭은 전통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주세법 규정상 전통주 개념에 맥주가 들어갈 수 없다. 또한 지역 농산물로 만들 술이라고 해도 지역 특산주에 들어가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지역 특산주는 제조장 소재지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해야한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맥아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군산 한 곳밖에 없다. 군산에서 생산하는 맥아 역시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제맥주를 제조하는 브루어리가 군산으로 들어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판매 허용 기준을 현실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맥아는 (현실적인 문제로) 못 쓰지만 그래도 지역 특산물 등 지역 재료들을 활용하는 브루어리들이 많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 만이라도 물꼬가 트이면 지방에 있는 특히 작은 브루어리들이 살아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수제맥주. (사진=뉴시스)
수제맥주업계의 온라인 판매 허용 요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 2월 한국수제맥주협회와 수제맥주업체 41개사는 성명서를 통해 “영세한 소규모 맥주 제조자들이 비대면 시대에 자생력을 확보하고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는 일부 수제맥주업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한 수제맥주 업체들은 2020년 매출이 전년보다 50%~90% 줄었다.
한편 전통주 범위를 조정하기 위해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전통주산업법) 개정을 추진하던 농림축산식품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농식품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차가 존재하면서 계획이 지연된 상태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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