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사에 MB 사실상 확정…김경수 복권은 불발 유력
김경수 "MB 사면 들러리 서지 않겠다"…'친명 대 친문' 분열 획책 의도 의심도
2022-12-13 15:30:05 2022-12-14 10:40:18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연말 특별사면 단행을 앞두고 마지막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단행 시점은 오는 28일이 유력하다. 지난 광복절 특사에서 배제됐던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사면은 유력한 반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대통령실 내에서 감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광복절 특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위주로 사면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10월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 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조치로 풀려날 경우, 남은 형기와 82억원 규모의 벌금 납부 의무는 사라진다. 현재 형 집행정지 상태인 이 전 대통령의 만기 출소시점은 그가 96세가 되는 오는 2036년이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 광복절 특사 당시 초안에 포함됐다가 막판에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MB 사면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선인 시절 이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대구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연세도 많고 국민통합을 생각할 때 미래를 향한 정치로서 맞다"며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MB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최종 결정권자는 문 대통령"이라는 원론적 입장으로 사실상 거부했다. 지난 3월28일 두 사람이 어렵게 만났고,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김 전 지사의 경우 정치활동이 가능한 복권 여부가 관심이지만 불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으로 2023년 5월이면 형이 끝난다. 김 전 지사가 복권 없이 사면 또는 가석방이 된다면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도 나서지 못하는 사실상의 '영어의 몸'이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등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김 전 지사를 '범법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철저한 검사적 시각에 기인한다. 이 전 대통령과의 형평성을 맞추는 차원에서 김 전 지사의 특사 또는 가석방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복권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3일 <뉴스토마토>에 "도리어 김 전 지사 문제 때문에 이 전 대통령 특사 문제가 지연된 측면이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김 전 지사 문제를 부정선거와 연결되는 것으로 대단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윤 대통령의 검사적 시각과 MB와의 형평성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며 온전한 복권 없는 사면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친이재명계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 사면을 통해 당을 또 다시 친명 대 친문 대결로 몰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거두지 않고 있다. 김 전 지사가 친문의 구심점이 돼 이재명 대표와 대립할 경우 국민의힘이 차기 총선에서 유리한 지형에 선다는 계산이다. 이른바 분열 획책론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사진=연합뉴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정부가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위해 김 전 지사 끼워넣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국민통합은커녕 구색 맞추기이자 생색내기"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징역 17년, 남은 형기만 15년인 이 대통령을 위해, 징역 2년을 꼬박 채우고 만기출소까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김 전 지사를 이용하려는 것이냐"고도 따졌다. 그는 "정치인 사면에 복권을 제외하면 가석방과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은 검찰 출신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 통합을 위해 사면에 나설 것이라면 공정·형평성에 맞게 김 전 지사의 사면과 복권도 동시에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지사도 가석방은 원하지 않는다, MB 사면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기 의원은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면 대범하게 사면복권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이명박 전 대통령 혼자 해주기 뭐해서 구색 맞추는 그런 구차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MB의 15년과 김경수의 5개월을 바꿀 수는 없다. 김 전 지사를 MB 맞춤형 특사의 들러리로 세워선 안 될 일"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경제인으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의 복권도 관심을 모은다. 이들은 취업제한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선 복권을 통한 경제 살리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상의와 전경련은 이미 이들의 복권을 직간접적으로 대통령실에 전달한 상태다. 다만, 이호진 전 회장의 경우 대통령실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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