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회 "적폐와 다름없는 게임위…근본적 개혁 필요"
심의 기능 심각한 결함 지적…확률형 아이템 문제도 방기
"심의위원 전문성 갖추고 공정한 심의과정 수립해야"
2022-11-07 13:53:29 2022-11-07 13:53:29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한국게임학회가 게임물 불공정 심의 논란 및 전산망 구축 비리 의혹이 일고 있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대해 적폐청산과 근본적인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7일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을 내고 "게임위의 근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은 '심의'와 '사후 관리'"라며 "이 역할의 충실한 수행을 위한 권한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위는 형식적이고 방만하고 수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원장 1인의 문제를 넘어 지난 세월 게임위 내부에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 '적폐'로 규정한다"고 부연했다.
 
학회는 우선 심의위원들의 비전문성과 자의적인 심의 절차부터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게임위의 핵심 문제 중 하나는 '본분 불충실'로, 전문위원들은 연구원의 조사결과 문서 및 설명을 토대로 등급분류를 최종판단하는데, 전문위원들이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결국 연구원의 조사내용이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게임위는 심의과정에서 비주얼 중심의 분석을 하는 과오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게임을 영등위에서 심의하는 영상물처럼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물'임에도, '비주얼 중심 심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 및 약물', '언어', '사행행위 등 모사'는 과정을 직접 플레이하거나 깊이있게 살펴봐야 판단이 가능한데 명확치 않은 세부 분류기준 체계를 따르다보니 결국 자의적으로 게임 등급이 결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전체이용가 등급을 받은 '바다신2'의 경우 누가 봐도 바다이야기 모사 게임이지만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기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회의록 비공개 문제 등 폐쇄적인 운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학회는 "회의록 비공개는 심의과정의 오류 수용과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부실심의 등 불공정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회의록 공개를 통해 게이머 및 게임관계자 모두를 납득시킬 수 있는 공정성 확보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행성 조장으로 논란이 일었던 '확률형 아이템' 문제 해결에 대해선 사실상 방기해왔다고 비판했다. 학회는 "확률형 아이템을 강하게 반대한 2대 여명숙 위원장을 제외하면 역대 위원장들은 확률형 아이템 모델을 방조하거나 이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면서 "한국 게임을 도박판으로 만들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나 리니지2M처럼 로또보다 낮은 확률의 아이템이 등장하는 지탄받는 산업을 어떻게 규제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지난주 모 중소 게임사가 청소년도 이용할 수 있는 게임에 사후적으로 P2E(돈 버는 게임) 모델을 결합시킨 사실이 밝혀져 심의 취소 사례가 발생했다"면서 "'청소년판 바다이야기' 사례가 터진 것이다. P2E게임의 본질은 확률형 아이템 판매 촉진이자 지금 국민적으로 지탄받는 '코인 관련 조작'과도 관련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이 등급을 받은 게임에 NFT와 코인을 결합시켜 이용자로 하여금 사행행위, 즉 환전을 하도록 하는 사례가 탈법행위와 다름없다는 비판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에 따르면 게임위는 2017년 등급분류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한 외주업체에 개발을 맡겼지만 해당 시스템은 일부 기능이 지금까지도 미완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미완성 시스템을 납품 받았음에도 또 외주업체로부터 배상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위는 어떤 배상도 받지 않고,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38억 8000만원에 달한다.
 
학회는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에 대한 비리 의혹은 한점 의혹없이 해명돼야 한다"면서 "감사원은 이런 업체와의 유착 의혹에 대해 게임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비리가 적발될 경우 관계자들을 전원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게임위 폐지론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학회는 "지난 6년간 아이템 확률 정보를 게임사가 자율적으로 공개하는 노력이 시행돼왔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신뢰할 수 없는 민간 자율심의로 이관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 될 것이다. 게임위는 정부 기관답게 심의위원의 전문성,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의과정 수립,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단호한 태도로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위는 물론 관리 감독기관인 문체위는 이번 게임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게임위 내부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사후관리 시스템 비리의혹과 같은 내부 문제는 철저히 조사해 스스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국회 문체위 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정보원,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관리위원회, 언론중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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