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목적지 미표시' 의무화 검토에 '갑론을박'
국토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추진 적극 나서
택시 플랫폼업계, '목적지 미표시' 두고 입장차…"모두 강제해야" vs. "이용자 불편"
택시기사들, 목적지 미표기 자체보단 실익에 관심…"장거리 택시에 탄력요금제 적용 전제 필요"
2022-11-06 06:00:17 2022-11-06 06:00:17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택시 호출시 기사에게 도착지를 알려주지 않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에 대해 택시 플랫폼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승객 골라태우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서 강구되고 있지만, 택시 플랫폼 중 일부는 목적지 미표시가 근본 대책은 아니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플랫폼 중개택시까지 도착지 미표시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기존 플랫폼 중개택시들은 탑승전 승객의 도착지 표시 여부를 업체 자율에 맡겨 운행해왔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플랫폼 중개택시들은 탑승전 승객의 도착지를 사전 고지하지 않는다는 약관을 모두 지켜야한다.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승객들이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목적지 표기 방식을 적용하는 곳은 택시호출 시장 1·2위인 카카오모빌리티와 우티 2곳이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최근 정부의 심야탄력호출료 적용에 참여하면서, 심야시간대 운행하는 일반택시들 중 심야호출료가 붙는 '일반 부스터 호출'에 한해서만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만약 목적지 미표시가 의무화되면 일반 부스터 호출을 제외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전 서비스, 그리고 우티의 전 서비스가 비즈니스 모델에 영향을 받게되는 셈이다.  
 
이밖에 타다, 티머니, 아이엠택시 등의 경우 처음부터 택시호출 앱에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고 강제배차하는 방식으로 호출앱 서비스를 운행해왔다. 때문에 이번 국토부의 '목적지 미표시 의무화' 추진이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택시 플랫폼업계에선 각자의 입장에 따라 목적지 미표시 제도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선 플랫폼택시까지 목적지 미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통일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한 택시 플랫폼업체 관계자는 "승객의 편의성 증대는 물론 택시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한다는 차원에서 우리도 손해를 감안하고 처음부터 목적지 미표시를 추진해온 것"이라며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토대로 택시 전반에 목적지 미표시를 하도록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승객 골라잡기의 주 원인이 목적지 표기 때문이 아니며, 오히려 목적지 미표시 의무화시 승객과 택기기사 모두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쪽도 있다. 업계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예전에 서울시에서 택시 목적지 미표기 관련 시범 사업을 한 적도 있었는데 당시 기사들에게 호응을 전혀 못 받아 실패로 끝나기도 했다"면서 "우티의 경우도 처음 목적지를 미표기하겠다고 했다가 기사들 호응이 없어 2개월만에 표기하는 걸로 정책을 바꿨다. 특히 장거리 판단이 어려우면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지 않는 기사분들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정작 현장의 택시기사들은 목적지 미표기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다른 인센티브가 적절하게 주어진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플랫폼 택시기사는 "강제배차 방식으로 운행하는데 이른바 똥콜(단거리 호출)은 비가맹택시들은 잘 안잡기 때문에 우리에게 자주 떨어진다"면서 "차라리 모두가 목적지 미표시로 운행돼 이러한 혼란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일반택시기사는 "지방으로 내려가는 택시에게는 탄력요금제를 제대로 적용하는 등 인센티브를 잘 준다면 목적지 미표기 조치가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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