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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211마리 독살한 전직 시장에 징역 4년? "관대한 처벌" 비판
재판부 "개들도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 죄 가볍지 않아"
2022-11-03 21:46:46 2022-11-03 21:46:46
(사진=엘노르테) 아르헨티나 공무원들이 유기견 사체를 수습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유기견 211마리를 독살한 전직 아르헨티나 시장에게 징역 4년형이 내려진 가운데 동물단체 관계자는 이를 두고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이라고 비판했다.
 
3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코르도바 사법부는 최근 열린 선고공판에서 동물 학대 혐의로 기소된 헤르만 파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개들도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인 만큼, 결코 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코르도바주(州) 데안푸네스에서 지난 2013년 4월 28일 유기견 211마리가 독살당했다. 당시 유기견들은 살충제가 묻은 소고기 미트볼을 먹고 거품을 물며 죽어갔다.
 
사건수사에 나선 검찰은 데안푸네스 당국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당시 시장으로 재임 중이던 파친과 시 공무원 5명을 기소했다. 2015년 재판에선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이 나왔지만, 검찰은 포기하지 않고 재심을 요청했다.
 
주 대법원의 결정으로 다시 열린 재판에선 시민들의 목격담이 증거로 채택됐다. 법정에 선 시민들은 "사건 발생 직전에 시의 로고가 찍힌 차량이 돌아다니는 걸 목격했다", "포클레인으로 매장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등의 증언을 이어간 바 있다.
 
재판부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윤리는 동물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보면 알 수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파친 전 시장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이를 두고 지나치게 가벼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죽은 개가 최소한 211마리인데 징역 4년은 너무 관대한 벌"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 학대 사건은 끊이지 않아 더욱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한 것을 두고 "비로소 사법정의가 구현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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