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여야가 혼선을 빚고 있어 증권사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금투세 시행 전 관련 전산 시스템 작업을 준비해왔다. 이미 과세처리를 위해 전문가와의 컨설팅을 완료하고 이를 처리할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이유로 2년 유예안 카드를 꺼내들었다. 야당의 반대가 강력한 만큼 업계는 '일단 준비는 하고 보자'로 가닥을 잡고 있다.
반면, 개미 투자자들의 제도 도입 유예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유예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할 상황이다. 이 경우 증권사들은 그동안 투자해 구축해 놓은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투세 도입을 위해 증권사들이 각종 과세처리를 위한 전산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정부의 금투세 유예안에 따라 차일피일 전산 작업을 미루던 증권사들도 시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막바지 시스템 작업에 나섰으며 일부는 시행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세금처리에 대한 컨설팅을 작년에 완료, 이미 시스템은 구축해놓은 상황”이라며 “다만 현재 정부에서 유예안이 나오고 있어 해당 시스템을 보류해야 할지, 마지막 테스트 단계에 비용을 비용을 투입해야 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약 금투세 도입이 미뤄지게 된다면 전산에 투자한 비용은 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그럼에도 최근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준비는 하자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금투세는 2023년부터 금융투자상품에서 실현된 모든 손익을 통산해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율을 적용해서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국내 상장주식, 공모형 주식펀드는 연간 5000만원 차익까진 비과세(기본공제)이며 추가 소득은 지급자인 금융회사가 반기별로 원천징수해서 신고·납부해야 한다.
앞서 지난 5월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이유로 금투세 시행에 대한 유예 발언이 나왔다. 이후 7월에는 기획재정부의 ‘2022년 세제 개편안’을 통해 금투세 도입을 2년 늦추는 방안이 발표됐다. 금투세 도입안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고 간 사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회개정부 장관이 10월 ‘상위 1% 위해 금투세 유예’라는 강한 법안 통과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같은 정부의 강력한 유예 발언에도 금투세 시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는 법 개정 작업에 있어서 난한 때문이다. 현재 국회는 여소야대로 야권에 기울어져 있는 상태다. 사실상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제도인 만큼 야권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해당 법안을 통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관련 정치권 발언에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인데, 민주당 의원에서 나오는 표현이 해당 법안에 시행 의지가 뚜렷해 보인다”면서 “결국에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2년 유예안은 법안통과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투세 도입에 따른 여야의 갈등이 거세지는 사이 증권업계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격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금투세 도입을 앞두고 고객의 위해를 돕기 위한 ‘금투세 간이계산기’를 최초로 오픈했으며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자산관리(WM) 사업부 직속으로 세무 관련 업무를 전담 조직인 '텍스(Tax)센터'를 신설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시 고액자산가(HNW) 중심의 세금 컨설팅 수요가 모든 투자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조직을 만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금투세 도입에 맞춰 각종 세금 컨설팅과 시스템을 구축해왔더니 이제는 해당 사안을 놓고 정치권이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결국 모든 준비를 맞춘 업계만 등이 터지는 꼴”이라며 빠른 합의를 호소했다.
증권업계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앞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신송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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