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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거래소 경쟁 위해 실명계좌 발급 규제 완화해야"
캐셔레스트 운영사 뉴링크의 황거성 이사…자금세탁방지 관련 금융권 전문가
시스템 전면개편·고도화에 전방위적 투자…인력채용도 진행중
실명계좌 발급 은행권 기조 변화에 기대감…"안정적 거래환경 조성할 것"
2022-10-05 06:00:00 2022-10-05 06:00:0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사례처럼 거래가 한곳에만 집중되면 해당 거래소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돼 비용 증가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균형있는 시장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데, 실명계좌 발급 규제 조치 완화도 대안으로 볼 수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캐셔레스트(Cashierest) 운영사 뉴링크의 황거성 준법감시실 보고책임자 겸 자금세탁방지(AML) 이사는 지난달 28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가상자산 시장의 독점화를 탈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같이 제언했다.
 
캐셔레스트 운영사 뉴링크의 황거성 준법감시실 보고책임자 겸 자금세탁방지(AML) 이사가 회사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선율 기자)
 
황 이사는 지난 8월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관리체계 및 역량 강화를 위해 금융권 출신 자금세탁방지 전문가로 영입돼 AML 관련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92년부터 올해 1월까지 하나은행에서 AML 운영과 점검 총괄 등 관련 국내외 업무 전반에 걸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온 인물이다. 금융권에서만 약 30여년간 자금세탁방지 관련 업무라는 한우물을 꾸준히 파온 덕분에 한국은행 총재 표창 및 은행장 표창 3회 수상 등 국가와 기업에서 인증하는 다수의 수상을 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황 이사는 3~4년 전부터 금융권에서 겪었던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등 신사업 경험을 토대로 가상자산 업계에서 사업 역량을 좀더 전문화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됐다. 이번 캐셔레스트에서 준법감시실 보고책임자라는 중요한 역할을 맞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황 이사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가상자산, NFT 등이 기존 금융계를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업계는 특금법에서 요구하는 강화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AML 업무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면서 "전통 금융권 수준의 AML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바탕으로 당사의 한층 강화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도를 수행할 의지가 컸다"고 이직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일부 원화거래소에서 AML 시스템과 관련 금융당국의 운영 부실 문제가 지적되면서 가상자산 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설립 6년차를 맞은 캐셔레스트는 중소거래소 중 AML 시스템 구축에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해왔다. 
 
황거성 뉴링크 준법감시실 보고책임자 겸 자금세탁방지(AML) 이사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선율 기자)
 
회사는 AML 시스템 안전성과 보안성 강화를 위해 제3자 외부컨설팅 기관의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결과에 따라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자금세탁방지업무 체계를 전면 개편했고, 더욱 전문화된 AML 모니터링 시스템을 탑재해 운영 중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수작업 방식 등에 의존하던 거래 모니터링 업무도 최대 70여개의 의심거래 탐지 신설 룰에 따라 보다 정교하게 거래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변경됐다. 업무 거래 기록 보관 등도 별도 운용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바뀌었다.
 
황 이사는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고도화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기관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는 시스템의 운용'에 있다"면서 "불법행위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업자로서 건전하고 투명한 적법한 거래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최근까지 캐셔레스트는 거래소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개편과 더불어 관련 고객확인절차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이용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업무 편의성을 고려한 맞춤형 운영 시스템, 규제기관의 요구조건 최적화, 향후 확장성을 고려한 유연한 시스템으로 구축돼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는 AML 운영 체계를 갖추게 된 점도 황 이사가 회사에 자부심을 느끼는 요인 중 하나다.
 
가장 어려운 관문으로 꼽히는 실명계좌 발급 준비 자체는 일단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ISMS(정보보호관리체계인증) 획득을 비롯해 AML 시스템 구축 및 고도화, 내부통제 강화 등 당국의 규제사항에 권고 사항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원화마켓 재오픈을 위해 국내 주요 은행들과 지속 협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올해 초 고팍스가 전북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입출금계정 확인서를 발급받은 이후로는 추가 계좌 발급이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황 이사는 지난해 대비 올해는 은행권의 책임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금융사들의 가상자산업 시장 진출 분위기가 이어지고 블록체인 시장을 신산업이라고 보는 만큼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실명 계좌 발급을 통한 원화마켓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고도화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인력 확충은 필수다. 현재 캐셔레스트는 AML 관련 전문 인력을 확대한다는 기조 아래 경력직의 인재를 채용 중이다. 황 이사는 "AML 관련 조직은 돈을 벌기 위한 조직이라기 보단 향후에 발생할 손해를 막기 위한 돈을 지키기 위한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일어날 손해를 막기 위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인력을 좀더 확충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사업에 대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황 이사는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한 IEO(거래소 코인 공개), NFT, DAO(탈중앙화자율조직) 등 블록체인 특화 서비스를 포함해 게임, 클라우드 펀딩 등 가상자산 산업과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카테고리에 특화된 사업 모델 등 앞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만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 이사는 "내부 준법 문화 확산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자금세탁과 관련해 내부적인 시스템과 규정 체계가 완전히 전면 개편했다"면서 "FATF(자금세탁방지기구) 국제기준 및 국내 법령에 따라 견고하고 안정적인 AML 시스템 운영을 바탕으로 안전한 자산 보호와 신뢰할 수 있는 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가상자산 시장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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