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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임상 전 mRNA 백신 승인에 기대 반 우려 반
오미크론 하위변이 BA.4·5 백신 금주 승인 예상
임상시험 데이터 분석 없이 독감 백신처럼 사용
2022-08-30 15:04:14 2022-08-30 15:04:14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오미크론 하위변이 BA.4와 BA.5 맞춤형 mRNA 백신의 임상시험 전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은 기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별도 임상시험을 치르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전용 mRNA 백신 승인을 저울질하고 있다. 매년 접종하는 독감 백신처럼 승인하겠다는 판단인데, 이를 두고 여러 반응이 뒤따른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FDA는 추가접종 용도로 개발 중인 오미크론 하위변이 대응용 mRNA 백신을 이번 주 안에 긴급사용승인할 예정이다.
 
FDA가 긴급사용승인을 검토 중인 백신은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4와 BA.5 항원을 발현하도록 설계된 백신으로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이다.
 
종전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과 이번 FDA 결정에서 다른 점은 임상 데이터 분석 여부다. 지금까지 FDA를 비롯해 각국 허가당국이 승인 또는 허가한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임상 과정을 거치면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
 
이와 달리 FDA는 BA.5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연내 맞춤형 백신을 접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임상 데이터를 요구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임상 전 단계인 동물실험 결과 등을 토대로 새 백신의 안전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FDA의 이 같은 결정은 그동안 mRNA 백신을 기본접종과 부스터샷으로 사용하면서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임상 데이터 없이 새로운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이나 허가를 내주는 방식은 독감 백신과 유사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2~3월에 맞춰 겨울에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 4종을 지목한다. WHO가 지목한 바이러스를 배양해 각국에 배포하면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백신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임상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
 
추가접종에 사용되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
FDA가 독감 백신처럼 임상 데이터 없이 BA.4·5 백신 긴급사용승인할 태세를 취하자 반응은 엇갈린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 맞춤 백신을 개발하는 속도전 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김우주 교수는 "독감 백신도 매년 백신 항원이 바뀌지만 임상 1상부터 시작하지 않고 국가 검정 이후 사용한다"며 "mRNA 백신 플랫폼도 이미 임상을 거치고 수많은 인구가 접종해 안전성은 입증됐다"고 말했다.
 
이어 "mRNA 백신은 생산 방식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에 항원이 바뀌더라도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방식의 백신 생산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이미 다수의 백신 접종이 있어 새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mRNA 백신의 활용폭이 넓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제기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그동안 1년 반에서 2년간 mRNA 백신을 사용했더니 큰 차이가 없고, 가을과 겨울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승인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mRNA 백신과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겠지만 우리나라에선 전 국민 대상이 아니라 원하는 이들에 한해 독감처럼 접종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긴급사용승인이나 허가가 나온 뒤에는 4차 접종 용도로 쓰이게 될 것"이라면서 "접종 여부는 개인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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