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보험상품 중개 서비스 허용이 추진되는 가운데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의 진출이 보험료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플랫폼 중개 수수료가 보험료에 반영되는 구조를 감안하면 금융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빅테크·핀테크 업체의 보험 중개 서비스 허용을 연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규제혁신회 등 금융당국 관계자와 빅테크·핀테크 업계, 생명·손해보험협회 담당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의 주된 내용은 빅테크·핀테크 업계의 보험 비교·추천(보험 중개)서비스 허용에 대한 것이었다.
빅테크·핀테크 업계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며 규제 완화를 요청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러 회사의 보험상품의 특성과 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시장 진출로 보험료 상승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사이버마케팅(CM) 채널에서 보험을 중개하는 대리인(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경우, 대리인은 보험사에 중개 수수료를 요구한다. 중개 수수료는 다시 보험료에 반영돼 결과적으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구조다.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이 보유한 고객 DB를 활용해 영업에 나선다면 GA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모객이 이뤄질 수 있다. 이들이 고객 선점에 성공할 경우, 현재 보험사 전속 설계사나 GA에 지급하는 것보다 많은 수수료를 플랫폼 중개 업체에 지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온라인 플랫폼이 보험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보험사에 과도한 수수료를 내라고 요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네이버의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자회사인 NK보험서비스를 통해 자동차보험 가격 비교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각 보험사에 11%의 수수료를 요구한 것이다. 통상 전속 설계사들이 10% 내외의 수수료를 받는 것에 비교하면, 온라인 플랫폼의 개입으로 수수료 부담이 더욱 커진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 업체의 진출로 혁신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업체를 통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보험료가 오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할 경우 같은 CM 채널인 보험사의 다이렉트 채널보다 보험료가 비싸다는 점도 생각해볼 지점이다. 현재 보험사는 다이렉트 채널로 이뤄진 보험 계약에 대해서는 보다 저렴한 보험료를 책정하고 있다. 설계사를 통한 영업 활동이 없어 절약한 사업비를 보험료 인하로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중개 수수료가 부과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이러한 다이렉트 채널의 보험료 인하를 기대할 수 없다.
보험 중개 경험이 없는 타 업계의 비대면 채널 보험 영업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소비자 단체에서는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예상되는 부작용을 고려한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전통적으로 보험은 용어가 어렵고 약관도 복잡해 대면 계약이 가장 안정적이고 대표적인 형태인 업종”이라며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겠다는 이유로 불완전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제도와 규범을 마련하고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빅테크·핀테크 업체의 보험 중개 서비스 허용을 연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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