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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습한 퍼펙트 스톰-하)1970년 악몽 재연되나…전문가들 “그때와 달라, 해법 더 어려워”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1970년대와 달리 지금은 복합위기"
"금리정책 필요…외교 관계도 잘 설정해야"
2022-06-27 06:00:05 2022-06-27 06:00:05
[뉴스토마토 김현주·김종서 기자] 치솟는 물가에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면서 1970년대식 오일쇼크가 엄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문제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통화 정책과 달리 현 상황의 양상은 녹록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현 경제 상황이 1970년대와 유사한 점도 있지만 '복합위기'라는 점에서 그때와 양상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은 평가다. 정치·군사적 요인, 국가부채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26일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지금은 석유 가격만 오르던 1970년대 오일쇼크와는 양상이 다르다. 임금 상승에 더해 에너지값 상승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이다. 복합위기로 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일쇼크는 공급·수요 측면 모두 문제였지만 지금의 경제 상황은 공급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며 "정치·군사적 문제가 섞여 있어서 (당시와) 성격도 다르고 예측도 어렵다"고 언급했다.
 
양준모 교수는 "이 시점에서 금리를 정상화(금리인상)하지 않으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 물가 상승으로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국제 경쟁력을 잃는다"며 "노동시장 불안정성도 가중돼 삼중, 사중고의 경제 부담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금리를 정상화하고 안정된 금리 상황을 유지하면서 시장에 안정적인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점에서 경제활성화를 위해 보조금을 주고 세금 인하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단기적인 물가 상승과 공급망 문제라면 유류세와 관세 인하, 보조금 등으로 소나기를 피할 수 있지만 그건 단기적"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빅스텝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사태가 장기화 한다면 유동성을 제어해야 자본시장에 청신호를 줄 수 있다. (미국의) 빅스텝까지 고려해 조속히 수습해야 외환시장을 안정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흥 교수는 "미국 금리가 0.75%포인트 씩 오르고 있다.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아지면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으니 우리 나라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서도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전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단순히 경기 침체 상황이 아니라 물가도 같이 오르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기미가 보인다는 것이다. 둘 중 하나만 있으면 금리로 해결할 수 있지만 지금은 금리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부채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 5년간 가파르게 상승했다. 재정 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금리정책도 어렵고 재정정책도 어렵고, 지금 경제 상황이 어느 하나의 문제가 아닌 여러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에 정부가 사용 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민간 투자를 늘리기 위한 규제 완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신 교수는 "우리가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에 가입을 한 것 자체는 좋지만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잘 해야 한다. 중국 쪽에서 수입을 줄인다고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에서 세계 9위 수준이라고 해도 원·달러 환율이 안 좋으면 수출입 비용에 문제가 생긴다. 상품수지 뿐 아니라 자본수지 쪽에서도 원화 가치 하락 요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중 관계도 함께 신경을 써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이 1970년대와 유사한 점도 있지만 '복합위기'라는 점에서 그때와 양상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사진은 직장인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김종서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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