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둔촌주공, 공사중단 50일…서울시 중재도 '평행선'
조합-시공사업단, '공사비 증액 계약' 두고 이견…4월15일부터 '공사중단'
서울시 중재에도 입장차 '여전'…조합 '수용' vs 사업단 '중재안 거부'
2022-06-03 16:15:00 2022-06-03 16:51:34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평가를 받던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동력을 잃었다.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 조합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공사가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월15일 공사가 중단된 이후 50일 지난 3일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현장을 찾았다.
 
오전 10시 둔촌주공아파트 일대는 공사로 바쁠 시간대였지만 현장은 조용했다. 현장근로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타워크레인도 가동되지 않은 채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공사장에서 발생되는 소음을 측정하기 위해 공사 현장 외벽에 부착돼 있는 소음측정기는 36데시벨(㏈)을 가리키고 있었다. 대로변 차량이 지나다닐 때만 40㏈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할 정도였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초유의 공사 중단 사태까지 번지게 이유는 전임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이 맺은 공사비 증액 관련 계약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6월 전임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은 공사비를 2조6708억원에서 3조2294억원으로 약 5600억원 증액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조합은 이전 조합과 맺은 계약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공사업단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계약으로 법적 효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문제는 소송전으로 번졌다. 둔촌주공아파트 조합은 지난 3월 시공사업단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변경계약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은 관리처분변경총회를 앞둔 2020년 6월25일 임의로 날인한 5600억원 공사비증액계약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 '유치권 행사 중'이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현진 기자)
시공사업단과 조합간 의견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공사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지난 4월15일 0시부터 현장에서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시켰다.
 
시공사업단은 입장문을 통해 "2020년 2월15일 착공 이후 약 1조7000억원의 외상공사를 진행해 왔다"며 "공사비와는 별개로 시공사업단의 신용공여(연대보증)로 조합 사업비 대출 약 7000억원을 조달하고 있지만 조합은 공사의 근거가 되는 공사도급변경계약 자체를 부정하고 있어 더 이상 공사를 지속할 계약적, 법률적 근거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조합은 '시공 계약 해지'로 맞불을 놨다. 공사 중단이 10일 이상 지속될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것이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4월8일 이사회를 열고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을 조합원총회에 상정하기로 조건부 의결했고 같은 달 13일 대의원회의를 통해 '조건부 계약해지 안건 총회 상정안'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시공사업단과 조합간 갈등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의견을 반영한 중재안을 양측에 전달했다.
 
서울시는 중재안을 통해 갈등의 핵심인 '2020년 6월25일 변경계약'의 유·무효에 대해 더는 논하지 않고 변경계약에 따라 책정된 공사비 3조2000억원에 대해 기존 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부동산원에 재검증을 신청한 뒤 그 결과를 반영해 계약을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시가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우선 조합은 서울시 중재안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조합에서 5~6일 검토해본 결과 (서울시 중재안을) 전체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서울시에 의견을 제출했다"며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인 것은 동의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공사업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조합이 제기한 소송취하 및 총회의결취소가 선결돼야 공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재안 내용대로 선 공사 재개 후 조치이행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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