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중견 게임사 웹젠이 연봉을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중재 하에 노사가 공식적으로 만나 의견을 나눴다.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을 예고한 웹젠 노동조합은 파업을 잠정 미루고 사측과 다음주부터 2주 동안 집중 교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2일 오후 2시 웹젠노사는 서울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에 참석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12일 오후 2시 서울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국회 간담회'가 열린 모습. (사진=이선율 기자)
국회가 다리를 놔주면서 웹젠 노조는 사측과 대화를 위한 첫 물꼬를 텄다. 앞서 웹젠 노조는 지난해 1월21일 진행된 임금 교섭에서 사측에 연봉 일괄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평균 10% 인상을 제안하면서 갈등을 키웠다. 이후 노조 측은 지난 3월 평균 16%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으라는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사측은 평균 10% 인상과 평가 B등급 이상 직원만 200만원 지급을 제안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노조는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을 선언했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은 "회사와 집중적으로 연봉과 관련해 얘기할 의향이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국회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문제다보니 예전보다는 집중적으로 대응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지회장은 "IT노동자들이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놓는 게 쉽지 않은데 이를 놓을 정도까지 각오를 한 이 상황에 대해 회사가 인지를 했으면 싶었는데, 회사가 반응하지 않아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웹젠 노조 노영호 지회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웹젠 본사 앞에서 ‘김태영 대표이사 대화 촉구 및 쟁의행위 예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웹젠의 파업 추진은 게임업계 최초다. (사진=이선율 기자)
웹젠은 올해 1분기 실적 악화까지 겪으며 기로에 서있는 상태다. 특히 동종업계 대비 낮은 연봉으로 인력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노 지회장은 "웹젠은 유보금이 많고 자금 유동성이 좋은 회사로, 실적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올라갔던 부분이 빠진 탓도 있었다"면서 "그보다 지금 인력 확보를 못하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인력 확보를 못하고 계속 유출이 되거나 이 상태로 머무른다면 점점 가라앉는 배가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회사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하는 것 아닐까 싶다"고 부연했다. 또 "충분히 자금 여유가 있고, 앞으로 몇년간 계획을 잡을 수 있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이슈들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다음주부터 집중 교섭을 통해 회사와 간격을 좁혀나가는 형태로 적극적인 소통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원정 을지로위원회 총괄팀장은 "노사간 얘기는 전반적으로 잘 이뤄졌다고 보며 다음주부터 2주간 집중적인 연봉 교섭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오래된 인력들이 회사에 남아있는데 파업을 하게 되면 인력을 잡아둘 수 없어 더 악순환이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중재에 나선 것"이라며 "회사 측 얘기를 들어보니 연봉 갈등을 해결할 의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2주정도면 충분히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IT업계는 국내 청년들에게 '꿈의 직장'이라 불릴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강도 높은 노동 및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이번 간담회를 통해 노사가 합의를 이뤄내 상생의 가치를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승 웹젠 인재문화실장은 "연봉과 관련해선 국내 상장사 및 20여개 비상장 게임회사를 참고해 자료를 조사했다"면서 "사업적 리스크가 큰 흥행산업의 특성과 업계 내 자사의 현황을 감안해 경청해 주시길 바란다. 노사간 대화의 과정을 거쳐 임금 교섭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실이 공동 주최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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