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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쟁글 운영하는 이현우 대표 "코인 시장에 대기업 뛰어드는 원년될 것"
국내 최초 암호화폐 정보공시 플랫폼 '쟁글' 만든 크로스앵글 대표
"암호화폐와 전통산업간 가교 역할 목표…경쟁사 등장 환영"
"특금법 시행 후 프로젝트 평균 수준 올라와…지속 모니터링은 필수"
올해 글로벌 중심 데이터 기반 리서치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강화
"메가트렌드 된 P2E 시장, 앞으로 더 커질 것"
2022-04-20 06:00:18 2022-04-20 11:25:18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수만개의 암호화폐 공시와 관련한 카테고리, 문화를 새롭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에서 실질적인 표준을 제시했다고 봅니다. 믿을 수 있는 정보 서비스는 더 늘어나야 합니다."
 
국내 최초 암호화폐 정보공시 플랫폼 대표주자로 꼽히는 쟁글이 어느덧 설립 5년차를 맞았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불모지에 가까웠던 암호화폐 정보 공시 플랫폼이라는 영역은 무질서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다양한 기준을 토대로 객관성을 부여해 투자자들의 위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냈다. 쟁글을 운영하는 이현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는 자사와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경쟁자들의 등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현우 크로스앵글 대표가 본사 들어가는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선율 기자)
 
쟁글은 기업을 비롯해 일반 투자자들이 각종 공시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공시 분야에서 독보적인 플랫폼 지배력을 쌓아왔다. 현재 쟁글에 직접적으로 온보딩한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1000곳이 넘으며 올라온 공시만 무려 2만건에 이른다. 거래소는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다수 거래소들이 이용 중이며 최근에는 글로벌 거래소 오케이엑스, 쿠코인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장심사와 블록체인 데이터 제공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400여건 이상 별도 세분화한 유료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크립토(암호화폐)가 단순 투기 수단이 아닌 금융, IT 및 기존 산업의 주요한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했다"면서 "설립된 2018년 당시에는 암호화폐에 대해 불법이다라는 인식이 짙었는데, 투자자보호차원에서 투명하고 명확하게 성과를 보여주는 공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분들이 이에 공감하며 우리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암호화폐는 사기, 투기성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과거와 비교해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오며 제도권 진입까지 전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는 지난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을 기점으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 대표는 "자금세탁방지 관점에서 거래 주체에 대한 신원파악 관련 인프라가 많이 확충됐는데, 이러한 인프라에 제대로 투자할 수 있는 거래소들만 남게됐다는 점에선 과점을 심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현우 크로스앵글 대표. (사진=이선율 기자)
 
그는 이어 "정부에서 관리하는 대상이 줄어들어 간접적인 형태로 상장 기준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상장 대상이 되는 프로젝트들의 평균적인 수준이 올라가고 있단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해외 거래소에는 비트코인이나 테더같은 스테이블 코인 거래량이 중심인 데 비해 국내 거래소에서는 시총이 낮은 특정 알트코인 거래량이 급등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투기적인 거래 행태가 조장되는만큼 시세 조작 등 거래 패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이 올라온 만큼 쟁글에 접수된 신규 프로젝트도 계속 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쟁글에 신청된 암호화폐 공시중 40% 가량은 허위 과장,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반려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평균 25% 수준의 반려율을 보인 것과 비교해 반려되는 공시가 크게 늘어났는데 그만큼 심사가 더 깐깐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리서치 관점과 크립토 인프라 발전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젝트인지를 본다"면서 "예를 들면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가치 저장소 개념을 처음 도입했고, 이더리움은 그 위에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프로그램 개념을 도입했다. 유니스왑은 AMM(자동화시장 메이커)개념을 도입해 탈중앙거래소의 유동성에 혁신을 불러 일으켰는데,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쟁글은 주식시장의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와 비슷한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으로 불린다. 이 대표는 암호화폐 영역은 전통 기업 평가처럼 재무만 중심에 두고 평가하는 방식과 다르다고 구분지었다. 그는 "벤처 캐피털의 관점이 상당히 반영된 평가 방식으로, 평가에 있어서는 객관적인 기준을 세우고, 시장의 관점, 특히 글로벌 크립토 주요 트렌드 사이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정부 차원에서 규제가 생겼을 때 도움이 될 부분도 보여 장기적으로 정부와 어떻게 협력해 나아갈지 계속 고민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트렌드로 떠오른 P2E(플레이투언) 게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올해부터 게임사들을 비롯해 대기업까지 많은 기업들이 P2E 시장에 뛰어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P2E는 메가트렌드"라며 "게임 부분 유료화에 대해서는 도박이다, 아니다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P2E는 기존 게임 생태계가 커가는 과정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게이머들의 권익이 증진되는 방향으로 간다는 점에서 다르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P2E 이코노믹스를 활용해 기존 과금 체계에서 불가능했던 다양한 시도들을 해볼 수 있다"면서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메이드 대량 매도 사태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표했다. 당시 문제를 놓고 업계에서는 공시 의무화와 같은 정부 주도의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쟁글은 위메이드 사태 이전 유통량 관리 카테고리에선 위메이드에 낮은 점수를 부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토큰 발행량과 토큰 발행에 대한 일정은 투자 초기부터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토큰 발행기록 등 블록체인상의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 약속한 것과 다른 추가 물량을 유통시키면 회사의 전체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기에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 공시플랫폼 등장에 대해선 "정부에서 공시 플랫폼을 직접 운영을 하는 경우 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야 하고, 또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만큼 API(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형태로 누구나 정보를 가져갈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해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여전히 러그풀(먹튀), 스캠 등 사기 유형은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투자를 잘하려면 공시 플랫폼을 참고하되, 투자자 개인의 별도 공부와 현명한 판단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단계의 프로젝트들은 기대 수익률이 높을 수 있으나 리스크도 그만큼 크다"면서 "우리는 투자자들이 이러한 리스크를 알고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프로필, 공시, 평가 등급, 리서치 콘텐츠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투자자들이 더 똑똑해지고 현명해져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올해 암호화폐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시장이 좋지 않았는데 나스닥의 테크 주식 다수가 하락하는 등 글로벌 경제 매크로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면서 "반면 암호화폐 펀더멘탈(경제기초) 측면에서는 스타트업부터 게임사, 대기업들까지 코인을 발행하기 시작해 긍정적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그렇고 업계가 질적으로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쟁글은 올해 더 성장폭을 키우기 위해 개발자·리서치 인력을 중심으로 기존보다 두배 늘어난 100여명 수준까지 인력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쟁력을 보여온 온체인 데이터 인프라에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해 데이터 기반 글로벌 리서치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 대표는 "올해부터 일본, 중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 리서치 인텔리전스 플랫폼으로 인지도를 넓혀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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