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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퇴출 움직임 확산…아이파크 브랜드 교체?
'승자의 저주' 현실화 우려…기존 사업장서 추가 혜택 제공 요구 높아져
전국 사업장서 시공권 박탈 움직임도…"브랜드 관련 입장 밝히기는 어려워"
2022-03-07 16:35:47 2022-03-07 16:45:45
서울 노원구 월계 동신아파트 단지 내 걸린 HDC현대산업개발이 내건 광고문.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광주광역시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2번의 재건축 사업 수주에 성공한 HDC현대산업개발(294870)에 대해 ‘승주의 저주’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 사업장에서 시공권 박탈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이들 단지와 비슷한 혜택을 요구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붕괴사고 이후 ‘아이파크’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지면서 브랜드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이파크’ 단지 명이 향후 아파트 가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HDC현대산업개발도 붕괴 사고 이후 단지 명과 관련해 모든 것을 조합에 맡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권을 확보한 부산 촉진3구역에서 조만간 시공사 해지 총회가 열린다. 조합원 대상 자체 설문조사에서 시공권 해지 의견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합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해지총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추가 혜택을 제시하며 조합원 마음 달래기에 나선 상태다. 특히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수주한 단지들과 비슷한 혜택을 제시하는지를 비교해 시공권 박탈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같은 부산에도 서금사A구역, 가야1구역이 조만간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설문조사나 총회 등을 앞두고 있다. 부산 뿐 아니라 경기 광명11구역 재개발 조합도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 배제를 요구하고 있고, 수원 영통2구역 재건축 사업 조합원들도 HDC현대산업개발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붕괴사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퇴출을 요구하는 조합원도 있겠지만, 2번의 수주에서 알 수 있듯 얼마나 많은 혜택을 주느냐에 따라 조합원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산 입장에서 이들 단지들에 모두 파격 혜택을 제시할 수 없을 것이고, 진퇴양난에 빠진 것 아닌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이파크’ 브랜드를 교체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와 올해 2번의 붕괴사고로 아이파크에 대한 수요자들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한 상태다. 아파트 시장에서 단지 명인 브랜드가 가지는 상징성은 크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서도 단지 명 등 브랜드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 최근 수년간 아파트 이미지 개선과 가격 상승을 위해 단지 명을 변경한 곳도 많다. 특히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시공사에 단지 명 변경을 요청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시공사에서는 일반 브랜드에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내놓으면서 조합원들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붕괴사고 이후 ‘아이파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어 이를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안양 관양 현대아파트와 월계 동신아파트 수주전에서 조합원이 정한 단지명을 사용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시공권 박탈 움직임이 일고 있는 기존 사업장에서도 조합원에게 같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브랜드 교체 여부와 관련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상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브랜드 교체 여부와 관련해 지금 상황에서 특별하게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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