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기업은행이 5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NPL)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갔다. 이미 1분기 3000억원대 자산매각을 시도하는 상황이지만, 하반기 코로나 대출에 대한 상환유예 종료 등 부실이 집중될 우려가 커지면서 선제적인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2022년 상반기 부실채권 외부매각 관련 자산평가 자문용역' 선정을 실시했다. 일반담보부채권 및 회생채권 매각을 위해 6월 말까지 약 5000억원에 달하는 NPL을 3회에 걸쳐 평가할 예정이다. 다만 매각 규모와 횟수는 평가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장 해당 규모의 부실채권을 보유한 것이 아니다"며 "직전까지는 평가와 매각을 일원화해 실시했다면 이번에는 이를 구분한 방식으로 실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금액 채권에 대한 평가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은행 내부적으로 올 상반기 5000억원 상당의 NPL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기업은행은 이미 기존 방식대로 1분기 및 1.5분기 3000억원의 부실채권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매각 절차의 필요처럼 예년보다 NPL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안되는 채권에 대한 정리이기에 부실이 드러나야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연체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은행 입장에서는 충당금이 늘고 이자수익이 떨어지기에 정기적으로 물량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은행은 NPL 시장에서 주요 공급자 중 하나다. 국책은행으로서 시중은행들은 취급을 꺼려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서다. 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19년 162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203조9000억원까지 불어나 2년 사이 40조원(25.3%) 늘었다. 대출이 늘어나면 부실 규모도 늘기 마련인데, 기업은행의 작년 NPL 매각 규모는 작년 1조1700억원에 그쳐 1조4000억원을 매각했던 예년 대비 줄었다.
시장에서는 정부 지원으로 전체 NPL 시장 매각 물량이 크게 줄은 영향으로 본다. 특히 코로나19 대출 관련 대출만기·이자상환 유예가 한꺼번에 종료되면 그간 쌓여왔던 NPL매각 물량이 일시적으로 폭증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우리금융F&I를 출범해 NPL 시장에 진출키도 했다.
기업은행이 5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NPL)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사진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기업은행 본점. (사진=기업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