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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감독분담금 인상 수순
한은, 금감원 출연금 중단…결국 금융사가 메울듯
2022-02-14 06:00:00 2022-02-14 06:00:00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금융감독원은 한국은행이 100억원의 출연금 지원 중단을 사실상 확정하자 이를 금융사에서 메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13일 “한은을 설득하는 작업을 이어가겠지만 결정을 돌릴 수 없다면 감독분담금 인상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매년 100억원씩 분담했던 금감원 출연금을 올해부터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한은 출연금은 금감원 전체 예산 중 약 2% 수준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만 따졌을 땐 적지 않은 돈이다. 
 
과거에도 한은이 출연금 중단을 선언했다가 금감원과 협의를 거쳐 출연금 지급을 재개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일각에선 이번에도 상황이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은은 금감원 출연금 중단이 2021년 예산을 책정했던 2020년 말에 결정된 사안이라 번복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미 알려진대로 금감원 출연금 재개 계획은 없다”면서 “금감원 설립 초기에는 예산 안정성을 위해서 지원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금감원의 시선은 금융사들로 향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매년 2000억원대에 이르는 감독분담금을 금감원이 제공하는 감독 서비스에 대한 대가 명목으로 내고 있다. 이는 금감원 전체 예산 중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도 크다.
 
다만 감독분담금 규모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017년 2921억원이었던 감독분담금은 2018년 2810억원, 2019년 2771억원, 2020년 2788억원, 2021년 2654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사들이 작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 상황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감원은 감독분담금 인상 필요성에 보다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감독분담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막대한 지불 비용에 비해 금감원이 제공하는 금융사고 예방 서비스는 부실하다는 논리로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년 감독분담금을 내고 있지만 라임 사태나 옵티머스 사태가 터지는 것을 보면 실효성에 의문의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금융감독원 외부 간판. 사진/금융감독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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