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들에 대한 가장 강력한 검사 수단으로 평가 받던 종합검사를 결국 폐지했다. 윤석헌 전 원장이 2018년 부활시킨 이후 약 4년여 만이다. 한편으론 종합검사의 폐지와 부활이 반복되면서 금감원의 고유 역할인 금융감독 기능이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3일 금감원에 따르면 종합검사는 1962년 금감원의 전신인 은행감독원이 출범한 이후 줄곧 금융사에 대한 중요한 관리·감독 기능을 해왔다. 부문검사가 금융사의 특정 부문을 검사하는 것이라면 종합검사는 금융사 내부 전반을 들여다보는 식이다.
종합검사엔 금감원 검사 인력 20명 이상이 투입된다. 이들은 한 달 이상 금융사에 상주하면서 금융사 내부의 문제점들을 살펴본다. 검사 범위가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금융사들 사이에선 '먼지떨이식' 검사라는 볼멘소리가 꾸준히 나오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종합검사를 나온다고 하면 한 달 이상 내부 직원들도 전부 긴장 상태에 들어간다"면서 "검사 인력이 과도하게 투입되는 것도 문제지만 어떤 부분이 지적 사항으로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2015년엔 금융업계의 이 같은 불만이 받아들여져 진웅섭 당시 원장이 종합검사의 단계적 폐지를 선언했다. 2년마다 관행적으로 이뤄진 종합검사를 점진적으로 축소·폐지하고, 금융사고 발생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도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개혁 성향이 강했던 교수 출신 윤석헌 전 원장이 2018년 후임으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윤 전 원장은 소비자보호를 기치로 내걸고 종합검사를 부활시키면서 금융사들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재개하기도 했다.
윤 전 원장이 물러난 후 다시 관료 출신인 정은보 원장이 오면서 종합검사 폐지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정 원장은 취임사에서부터 금융시장과의 소통, 사전예방적 감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종합검사 폐지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27일 금감원은 종합·부문검사를 정기·수시검사로 개편하기로 결정하면서 종합검사는 다시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금감원의 이번 결정을 두고 금융사의 리스크를 일정 주기마다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게 돼 사전적 리스크 예방 기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있다. 하지만 종합검사 폐지가 금감원의 금융감독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금감원은 금융감독을 하라고 만든 곳인데 존재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면서 “소비자 금융사고나 금융사 건전성 문제가 늘어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간판 모습.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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