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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4인 긴급진단)대선승패 "안갯속"…서울·2030 "윤석열 유리"
11명 "예측 불가" 속 6명 '윤석열', 4명 '이재명' 승리…3명 "모름·판단 유보"
서울·2030 최종 표심은 절반 가까이 '윤석열 유리'
야권단일화에 10명 "알 수 없다", 8명 "안 된다", 6명, "된다"
2022-01-23 13:04:10 2022-01-23 23:12:43
 
[뉴스토마토 박주용·유승호 기자, 고은하·전연주 인턴] 쏟아지는 여론조사. 조사 시점이 같아도 기관마다 결과가 다를 정도로 차기 대선은 안갯속이다. 엎치락뒤치락 판세만큼이나 정치 전문가들도 쉽게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설문에 응한 24명 중 11명이 치열한 혼전 속에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다. 다만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서울'과 '2030' 표심에 대해서는 절반 가까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대학교수와 정치평론가, 여론조사 전문가 등 2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가운데 11명은 "대선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는 윤석열 후보(6명), 이재명 민주당 후보(4명) 순으로 차례로 꼽았다. 3명은 대선 최종 승패 예측에 대해 판단을 유보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2년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여야 간 승부가 접전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어느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근소하게 이기는, 그야말로 초접전의 대결이 예상됐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내일 투표해서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선거"라고 했고,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직전에나 가봐야 (결과를)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과 2030세대의 최종 표심에 대해서는 윤석열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서울의 민심이 윤 후보를 향할 것이라고 응답한 이는 24명 중 11명으로, 절반 가까이가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재명 후보를 꼽은 전문가가 2명인 점과 비교하면 극히 대조적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들도 9명이나 됐다. 나머지 2명은 '모름·판단 유보'를 택했다.
 
서울에서 윤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들은 판단의 배경으로 '부동산 문제'를 들었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성난 민심이 이 후보를 향하지 않는 결정적 이유라는 지적이다. 대장동 의혹도 여전하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부동산 민심이 이 후보에게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윤 후보에게 조금 더 유리해 보인다"고 했다. 정권교체 측면에서도 이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는 "비교적 전국의 민심을 반응하는 곳이 서울이라고 보고, 정권교체라는 큰 그림에서 윤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윤 후보가 앞선다고 해도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같은 큰 격차는 유지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까지 가세한 3자구도이기 때문에 1, 2위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충북 청주 청원구 청주시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충북 선대위 필승 결의대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30세대의 최종 표심에 대해서도 전문가 24명 중 12명이 윤 후보가 앞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 후보의 우세를 전망한 전문가는 1명에 그쳤다.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들은 7명으로 나타났고, '모름·판단 유보'를 택한 이들도 4명이나 됐다.
 
2030세대 표심이 윤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배경으로는 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청년층의 강한 반감이 있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030세대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이번 대선에서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2030세대는 반기득권 전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민주당을 기득권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 구도를 깨지 않으면 지금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안 후보의 2030세대 표심 잠식으로 1, 2위 후보 간 표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여부를 놓고서는 24명 중 10명이 "알 수 없다"며 대선 막판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8명은 "단일화가 안 된다", 6명은 "단일화가 된다"고 예상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향후 지지율 변화에 따라 단일화 성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이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단일화 요구나 필요성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반면 윤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더라도 이길 것 같다면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이 그만큼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권 단일화 협상이 시작되면 여론조사 룰과 공정한 권력 배분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지목했다.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은 기간 대선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는 야권 단일화와 후보별 리스크, TV토론 등이 꼽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정권교체 지지 속에 윤 후보나 안 후보가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각 후보 리스크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지만 앞으로 이로 인한 지지율 변화보다는 후보별 정책, 자질, 능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TV토론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윤 후보의 정권교체론에 맞서 이 후보의 전략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여당 일각에서 '이재명 후보 당선도 정권교체'라고 주장하면서 혼란만 가중됐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역대 대선에서 여당 후보의 경우 거대 담론을 제시하며 야당 후보와 각을 세우기도 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그러한 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이 후보의 최근 실용주의 노선에 대해서는 "적절하다, 바람직하다"는 긍정적 의견과 함께 "다른 후보와 변별력이 없다, 바람직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정책 실천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등 부정적 의견이 대등하게 자리 잡았다.
 
지금까지의 대선 행보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인물로는 이재명 후보(9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현 지지율과 관계없이 꾸준하게 정책적 행보를 지향하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모르겠지만 이재명 후보는 잘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전문가들 중 3명은 안철수 후보를 선택했고, 윤석열 후보를 꼽은 전문가는 2명에 그쳤다. 이외에 6명은 "없다", 3명은 "모르겠다", 1명은 "비슷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2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수변무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대선이 역대 대선과 비교해 다른 점은 무엇이냐 질문에 대해서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네거티브가 난무한 선거', '비주류 후보들의 선거', '정책이 실종된 선거' 순으로 답이 이어졌다. 대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부정적 답변이 쏟아졌다. 비호감 대선이라는 측면에서는 "진흙탕 대선이자, 막 나가는 대선", "차악의 차악을 선택하는 대선", "이런 대선은 처음이야", "찍기는 찍어야 하는데 찍을 후보가 없네"라는 평가들이 나왔다. "최악의 후보라도 다음 대통령이 우리 모두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국민들의 신중한 결정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20대가 주도하는 분노 대선'이라며 이번 대선의 성격을 규정하기도 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21~23일 24명의 정치 전문가들에게 대선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는 김능구 e윈컴 대표,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사장, 김창남 전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목진휴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박상철 경기대 정책대학원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이내영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차재원 부신가톨릭대 특임교수, 최영일 정치평론가,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황태순 정치평론가 등이 참여했다. (이름 가나다 순)
 
박주용·유승호 기자, 고은하·전연주 인턴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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