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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7시간' 결정적 한 방 없었다"…국민의힘 '안도'
김건희 녹취록 방영 후 "무도한 정치공작"…일부선 "걸크러쉬" 옹호
2022-01-17 17:48:45 2022-01-17 17:48:45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민의힘은 17일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공개와 관련해,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정치공작'이라는 압박은 멈추지 않았다.
 
방송금지가처분 신청과 법원 판결 등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끝에 통화내용이 전파를 탔지만, 정작 알맹이는 없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국민의힘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오히려 통화내용을 녹음한 '서울의소리' 이모씨와 "누님", "동생" 호칭을 써가며 서로를 걱정하는 듯한 발언도 주고 받는 등 취재윤리에 의문이 제기될 만한 내용도 상당수 포함됐다. 이씨에게 강의료로 105만원이 건네지기도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 회의에서 김씨 녹취록 보도에 대해 "무도한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다. 권 본부장은 "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친여 매체가 불법 녹음한 후보 배우자의 사적 대화 내용을 MBC에서 방송했다. 매우 악질적 정치공작"이라며 "민주당은 선거판의 분위기를 타락시켜서 국민에게 정치 염증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대본은 논란에는 적극 해명하고, 문제가 된 녹취록은 취재 윤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권 본부장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저들은 저급해도 우린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불교리더스포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부인 김씨 녹취록 방송에 대해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어찌됐든 많은 분들한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권 본부장은 선대본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입장 표명 여부에 대해 "늦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그에 대한 언급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역공으로 전환한 건 김씨 녹취록이 민심에 크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당 안팎에선 '김건희 리스크'가 찻잔속 미풍에 그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도리어 김씨가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옹호하는 발언도 일부 나왔다.
 
원희룡 선대본 본부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대통령 부인으로서 '저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들이 조금 있기는 했다"면서도 "대화 상황 자체가 편안하고 서로 믿고 스스럼 없는 사이에 주고받는 둘만의 대화였다"고 강조했다. 김근식 전 선대위 비전전략실장은 세간의 평가를 전하면서 "'걸크러시 이야기도 나오고, 의혹이 오히려 해소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윤희석 선대본 상임공보특보도 "누나 동생 하면서 '누나, 나 거기 가면 얼마 줄 거야'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일반적인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가 아니다"면서 사적 대화임을 강조했다. 이어 "누가 봐도 이건 나중에 꼬투리 잡아서 제3자에게 공개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접근한 걸로 볼 수밖에 없다"며 취재윤리를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씨가 7시간 분량의 통화를 했고, 방송가처분신청이 일부 인용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모았으나, 막상 공개하니 관심을 가진 것에 비해 큰 한 방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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