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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피 지겹다" 해외로 간 개미들…'3배 레버리지' 간 큰 투자
순매수 10위권 절반, 나스닥·기술주 추종 ETF
하락 땐 손실도 3배…위험천만 초고위험 상품
2021-12-30 06:00:00 2021-12-30 06:00:00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서학개미)들이 늘고 있다. 산타랠리를 만끽하고 있는 미국 증시와 커플링(동조화) 되지 않으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답답함이 극에 달한 상태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대표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을 쏟아붓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20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단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이 기간 2억8900만달러(약 3430억원)를 사들였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달 들어 800달러 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면서다.
 
하지만 지난 22일 머스크가 자사주 매도를 거의 끝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테슬라 주가는 일주일새 20% 급등, 1000달러 고지를 탈환했다. 테슬라 외에도 엔비디아(3위), 애플(6위), 마이크로소프트(8위) 등 대형 기술주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1.87%, 코스닥은 3.45% 상승한 데 반해 S&P500 지수는 29.47%, 나스닥은 24.99%, 다우는 20.11%로 크게 올랐다. 사진/뉴시스
 
특히 서학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 패턴이 눈에 띈다.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5개가 나스닥과 반도체, 기술주 등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순매수 3위는 나스닥 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세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3배의 손실이 발생하는 초고위험 투자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 상품에 1억2700만 달러(약 1511억원)가 유입됐다.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팡(FANG) 기업의 주가를 기반한 지수 등락률을 3배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지수 3X 레버리지’도 순매수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와 홍콩 항셍H지수(HSCEI)를 추종하는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HSCEI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기업의 주식(H-Shares) 중 우량기업 4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서학개미들의 공격적 투자 성향은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에 대한 실망감이 분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증시에서는 연말 산타랠리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내증시는 3000선을 놓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5% 오르는데 그친 반면 S&P500은 27% 급등했다.
 
미국 등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주식을 226억4759만달러(26조8830억원)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197억3412만달러)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미국증시의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산타랠리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내증시는 3000선을 놓고 등락을 반복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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