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깜깜이' 안건소위…징계도 매각심사도 안갯속
KDB생명 대주주 변경·삼성생명 종검 제재 안건 1년째 표류
2021-12-27 10:16:04 2021-12-27 13:47:53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금융위원회 안건소위원회(안건소위) 심의 과정이 '깜깜이'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징계와 매각심사를 앞둔 보험사들의 안건이 안갯속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들은 당국발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이도저도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내는 모양새다.  
 
2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과 삼성생명(032830)이 각각 대주주 변경, 종합검사 제재 안건 등에 대해 금융위의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 1년째 표류한 이들의 안건은 금융위가 지난 22일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다루지 않으면서 연내 마무리도 물건너가게 됐다.
 
우선 KDB생명은 연내 매각이 불발됐다. 사모펀드운용사(PEF) JC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산업은행과 KDB생명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지난 6월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자료 보완 요구가 이어지면서 아직까지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딜 클로징이 지연되면서 KDB생명의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KDB생명은 최근 수익성과 건전성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D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3분기 189%로 2019년 말 215%보다 26%p 떨어졌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795억원 대비 79.49% 쪼그라들었다.
 
삼성생명에 대한 제재 최종 의결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이 2015년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삼성SDS와 1561억원 규모의 용역계약을 맺은 것을 두고 부당지원으로 봤다. 삼성SDS가 당시 계약서에 나온 완성 기한 내에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지 못했으나, 삼성생명이 이에 대한 지연 배상금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건과 함께 삼성SDS 부당지원 건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결정하고 금융위에 넘겼다. 삼성생명을 포함한 삼성금융계열사들은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의결에서 기관경고가 확정될 경우 1년간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 안건소위의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건 심사 과정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깜깜이 식으로 진행되는 탓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증선위 상임위원, 법률자문관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는 안건소위는 통상 주요 안건에 대한 방향을 결정해 정례회의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일각에선 이같은 처리 방식이 금융회사들의 로비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당국 관계자들이 특정 사안들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어 처리를 미루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면서 "심사를 기다리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뭐라도 확실히 진행돼야 계획을 짜고 다음 액션을 취할텐데 그렇지 못해 속만 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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