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울먹인 김건희 "제가 없어질 수 있다면…남편에 대한 노여움 거둬달라"(종합)
윤석열 대선출마 이후 첫 공개석상…"남편 대통령 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2021-12-26 16:31:13 2021-12-26 16:40:08
[뉴스토마토 임유진·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26일 자신을 둘러싼 허위경력 논란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달라"고 사과했다. 김씨는 준비해온 사과문을 차분한 어조로 읽어내려가다가 자신의 불찰을 언급할 땐 울먹이기도 했다. 윤 후보의 대선 출마 이후 김씨가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길었던 애교머리를 자르고 단발머리로 나타난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입장문 발표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흰색 셔츠에 검은색 타이를 메고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당사 기자회견장에 섰다. 준비한 원고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작고 느린 톤으로 사과문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그렇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많이 부족했다.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또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다시 한 번 사죄 말씀드린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다 저의 탓으로만 생각했다"고 언급한 대목에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며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에이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돼 정말 괴롭다"며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7분가량 준비해온 사과문을 읽은 김씨는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간 당 안팎에선 김씨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윤 후보는 지난 17일 김씨의 허위이력에 대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그치지 않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20일 "사과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해서 국민들이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면 저희 당은 겸허하게 거기에 대해 순응할 자세를 갖고 있다"며 김씨의 직접 사과를 압박했다. 이준석 대표도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지점이 있다면 선대위는 최대한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해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이수정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김씨의 허위경력 의혹에 대해 "본인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허위인 부분은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과장인 부분은 꽤 많이 있는 것 같다"며 "불법이 있으면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씨 사과에 대해 "그동안 여러 의혹과 문제들, 그리고 국민들께서 염려하시는 것에 대해서 진심을 담아 사과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그동안 제기된 김씨의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오늘의 사과가 윤석열 후보 부부의 진심이길 기대한다"고 짧게 논평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사진/뉴시스
 
다음은 김건희씨 대국민 사과 전문
 
날도 추운데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입니다.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말씀드렸어야 하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약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님과 카메라 앞에, 대통령 후보 아내라고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남편 처음 만난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자신감이 넘치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그런 남자였습니다.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해 밥은 먹었냐, 날씨가 추운데 따듯하게 입어라 늘 전화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되어 저는 두렵습니다.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 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저의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러웠습니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다 저의 탓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 직장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습니다. 예쁜 아이를 얻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는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습니다.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합니다.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렇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립니다.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집니다.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이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사죄 말씀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사진/뉴시스
 
임유진·김동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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