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었으나, 정작 발언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지만 드러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후보가 지난달 19일부터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위원장으로 행보를 이어온 지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약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8일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의 요구를 들은 뒤 시위에 나선 장애인들의 손을 맞잡으며 '정상인'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정상인이 아닌 비장애인'이라는 지적을 받자, 곧바로 "비장애인과 똑같이"라며 '정상인' 표현을 고쳐 잡은 바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장문현답(장애인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출정식에서는 전국 정책투어를 나서는 이종성 의원과 장애인 출정원들을 격려하면서 '장애우'라고 지칭했다. 타인이 칭할 때는 '장애우'가 아닌 '장애인'으로 말해야 하며, 특히 장애우라는 표현은 도와줘야 할 친구라는 인식 때문에 장애인 단체에서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이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전북 일정을 소화하던 때에도 윤 후보는 대학생 30여명을 '타운홀미팅' 형태로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게 자유의 본질"이라고 했다. 경제적 약자를 비하하고 계급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 비판의 강도가 셌다. 이에 윤 후보는 "그 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경제 여건을 보장해서 모든 국민이 자유인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을 쉽게 불식되지 못했다.
이후 윤 후보는 '약자와의 동행' 행보에서 관련 발언을 아예 삼가거나 현장에서는 준비한 종이만 꺼내 읽는 등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지난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고아권익연대를 찾아 봉사한 윤 후보는 이후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모두 마친 뒤 준비한 종이를 꺼내 관련 정책 공약을 읽었다. 사회적 약자 관련 논란이 되는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26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잦은 실언을 하는 데 대해 "(윤 후보가)약자가 돼본 적도 없고, 고민을 해본 적도 없는 상황에서 표심 때문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언급을 하다 보니 진정성없는 발언을 하는 것"이라며 "현실을 잘 모르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말실수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쓸데없는 말을 반복하지 않고, 현장을 가기 전에 꼼꼼히 공부하고 준비한 말만 한다면 약자 관련 실언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6일 '약자와의 동행' 행보를 이어온 지 약 보름이 넘어가는 가운데, 행보와 달리 관련 실언이 반복되고 있다/뉴시스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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