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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김한길' 맞불로 동교동계 회동…통합 관건은 '정동영'
DJ사저 및 도서관 방문해 권노갑·정대철·김원기·문희상 등과 회동
원로들 "DJ 정통성은 이재명" 공개 지지
2021-12-02 17:12:31 2021-12-02 17:12:3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일 동교동계와 전격적으로 회동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김한길 카드'에 맞서 구민주계까지 결집, 호남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대사면을 통한 대통합을 기본 방침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마포구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와 김대중도서관을 찾았다.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동교동계도 함께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권 이사장을 비롯해 정대철 전 민주당 상임고문,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전 국회의장, 김태랑 민주당 고문 등 당 원로들이다. 이 가운데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친노와도 강한 교집합이 있다. 다만, 정치인생 출발을 김 전 대통령 보좌로 시작했기 때문에 동교동계로도 분류된다.
 
이 후보는 원로들을 만나 인사말에서부터 김 전 대통령의 어록을 언급,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정치를 하면서 김 전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을 (연설 등에)많이 써먹는다"면서 "제일 마음에 와닿는 말씀과 실제 실천하는 것은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거목이기도 하고 뿌리기도 한 김대중 정신을 현실에서 실천해가는 데 저도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문제의식을 많이 가져도 현실에서 구현이 안 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현실이 중요하고, 그렇다고 지향점을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두 가지가 잘 조화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씀도 제가 다른 사람에게 자주 말하고 저도 실천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이 후보의 이날 행보는 구민주계까지 끌어안는 호남 대통합 차원으로, 이에 앞서 당 원로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겠다는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 후보는 정대철 전 상임고문과 접촉,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 구민주계 인사들 복당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광주·전남 지역순회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민주개혁진영이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분열됐고 역량이 훼손됐다"면서 "내년은 매우 중요한 대사(대선)가 있으니 진영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고,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관건은 정동영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이다. 정 전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까지 지내는 등 '황태자'로 불렸으나 임기 말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냉정히 등을 돌리면서 친노·친문과 감정적 골이 깊어졌다. 정 전 의원은 17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나섰으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참패했다. 당시 이 후보는 정동영 팬클럽 '정통'(정동영과통하는사람들)을 이끌며 그를 도왔다. 일명 '미키루크'로 유명한 이상호, 김갑수 등과 함께 핵심그룹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후 정 전 의원은 공천 문제로 민주당을 떠났고 무소속으로 전주에 출마하는 등 통합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런 탓에 당 안팎에선 구민주계 통합 추진을 놓고 "지지층 결집만 골몰하다가 원칙을 잃었다"는 비판까지 제기했다. 이 후보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지난 26일 "구체적 세부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미 열린민주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구민주계라고 (배제)할 필요는 없고, 부패사범이나 파렴치범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정동영 전 의원은 통합의 대상이 아니다.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권노갑 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정대철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후보는 이날 동교동계와의 회동을 통해 일제히 돕겠다는 뜻을 얻어냈다. 권 이사장은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해 김대중 정신과 모든 정책을 이어받고 민주당이 역사에 길이 남을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전 상임고문도 "이 후보가 민주당 정권을 제창출해 김 전 대통령의 뜻인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생명이 존중되는 세상'이 되도록 더욱 노력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천정배 전 의원도 "어떠한 형태로든 도울 뜻이 있다"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특히 동교동계는 문 전 국회의장이 대표로 낭독한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문 전 의장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우리는 김대중정신을 다시 생각한다"며 "이 후보는 김대중정신을 이어갈 유일한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련·역경을 이기고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일궈낸 이 후보의 삶을 높이 평가한다"며 "김대중정신의 정통성은 이 후보에게 있고, 4기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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