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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리 아니라더니…은행 금리 가산 한달새 0.4%P↑
2021-11-23 15:16:53 2021-11-23 16:43:3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들이 취급한 10월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전달 대비 0.50%p가량 오른 가운데, 이 중 자체적으로 더한 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가 0.40%p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0만원 대출을 가정할 시 은행들이 덧붙인 연이자만 2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정부 해석과 달리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빌미로 차주에게 높은 이자 비용을 물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연합회가 23일 공시한 일반신용대출 금리 현황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7개 은행이 10월 취급한 단순평균 금리는 연 4.36%로 전달 3.87% 대비 0.49%p 올랐다. 카카오뱅크가 0.75%p, 케이뱅크 0.60%p, 신한은행 0.53%p, 우리은행 0.29%p, 국민은행 0.23%p, 농협은행 0.09%p 높였다.
 
은행들은 기준(준거)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 등 명목인 가감조정금리를 빼 금리를 산출한다. 한 달간 이들 개별금리의 변화 추이를 보면, 은행 자체적으로 산정하는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 변동이 컸다. 10월 단순평균 기준 가산금리는 3.72%로 전달 대비 0.17%p 올랐으며, 가감조정금리는 0.62%로 0.20%p 낮아졌다. 은행들이 스스로 조정한 금리 인상분만 평균 0.37%p인 셈이다. 같은 기간 준거금리는 9월 1.27%에서 10월 1.25%로 되레 낮아졌다.
 
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 단순평균 금리도 10월 연 4.29%로 전달 3.79% 대비 0.50%p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간 연관성은 크지 않다'는 주장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앞서 당국은 최근 은행 대출금리 인상을 글로벌 동반긴축·기준금리 인상 경계감 등에 은행의 조달비용이 늘면서 준거금리가 하반기부터 크게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특히 10월에는 급등세가 커 금리상승 체감폭이 더 커졌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나 은행들은 총량관리를 이유로 대출 유입을 줄이는 디마케팅(Demarketing) 전략을 잇달아 적용했다. 11월 들어서도 농협은행은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연 0.20~0.30%p 인상했으며, 케이뱅크는 최근 신용대출에 급여이체 관련 우대금리(0.50%p) 항목을 삭제하면서 금리를 높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본점 전결금리(우대금리)는 전산상 자동 산출되는데, 주거래 은행의 대출이 막히면서 다른 은행을 이용하는 차주들이 늘어나면서 취급금리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주 감독당국과의 만남 이후 일부 은행에서 대출 재개 움직임이 나오는 등 공급 증가에 따라 대출금리가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이 지난 10월 가산금리를 0.4%P 올리는 등 가계부채 관리를 빌미리 고객들에게 높은 이자비용을 물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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