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박2일 일정으로 동서를 횡단하는 광폭행보를 벌였다.
10일 전남 화순을 시작으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목포로 이동, 하룻밤을 보낸 뒤 11일에는 목포를 거쳐 경남 김해 봉하마을까지 훑는 일정이었다. 5·18 민주묘지 참배 일정이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상황에서, 시선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 여부로 모아졌다.
기대됐던 권 여사와의 회동은 없었다. 윤 후보 측 김병민 대변인은 "권 여사께 요청을 드렸는데 다른 곳에 가셨다가 돌아오는 시간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윤 후보 측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만 했었다. 윤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치자마자 30분 만에 봉하마을을 급히 떠났다.
윤 후보가 과거 대검 중수부 소속으로 노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후원자였던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한 '악연'이 있어 권 여사와의 만남이 불발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와는 무관하다고 윤 후보 측은 설명했다.
윤 후보는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께서는 소탈하고 서민적이면서 기득권과 반칙, 특권과 많이 싸우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묘역 방명록에는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 사랑을 가장 많이 받으신 분"이라며 "특히 우리 젊은층, 청년세대의 사랑을 많이 받으신 분이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대통령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도 노 전 대통령의 서민적이고 소탈한, 그리고 대중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는 모습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하시도록 맡기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을 안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정치보복이라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공작이기 때문에 그런 공작을 안 한다고 분명히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검찰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등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저는 더 이상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했다. 대신 "노 전 대통령의 서민적인, 국민적 사랑을 많이 받은 부분에 대해 진영을 떠나, 그 분의 재직 중의 여러 일들에 대해 평가를 어떻게 할지와 관계없이 국민의 대통령으로서 추모하기 위해 온 것"이라며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윤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에서도 지지자들과 그를 반대하는 측의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윤 후보 도착 전부터 묘역 앞에 모여있던 200여명의 지지자들은 윤 후보가 오후 2시12분쯤 모습을 드러내자 "정권교체 윤석열"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그를 환영했다. 반대편에선 윤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그려 무속 논란이 불거진 것을 겨냥해 '우리는 왕은 뽑지 않습니다', '윤석열 아웃'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그의 방문을 규탄했다. 다만, 광주와 같은 직접적 충돌은 없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사진/윤석열 캠프 제공
김해=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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