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여기가 어디라꼬 오노"…윤석열 사과에도 싸늘한 광주
"이재명은 영 정이 안가, 뽑아주고 싶은 사람 하나도 없당께"
2021-11-10 16:31:05 2021-11-10 16:53:55
[광주=뉴스토마토 임유진·민영빈 기자] "이름 꺼내지도 마소. 을매나 가슴에서 천불이 나든지."
"아따 여기가 어디라꼬 낯짝을 들이미노."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를 찾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함 그 자체였다. 광주송정역 인근 시장에 들러 윤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상인들은 "윤석열이 글러먹어 부렀어. 어디서 감히 전두환을 이야기 하는교"라고 되레 기자들을 면박 줄 정도로 성이 난 모습이었다.
 
윤 후보의 '전두환 미화' 발언을 접한 광주의 성난 민심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전남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60대 남성 이모씨는 "국민의힘이 옛날 군부독재 때 만든 당 아닌교. 아주 탐탁치 않소"라고 했다. 이씨는 "윤석열이 오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부러"라면서 "글타고 이재명이한테는 영 정이 안 가. 뽑아주고 싶은 사람 하나도 없당께"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처럼 고무신 준다고 뽑는 시대도 아니고, 재난지원금 준다고 호남 사람들이 이재명이 찍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지라"라고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를 방문한 가운데 광주송정역 앞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시장에서 국밥집을 하고 있는 50대 여성 최모씨는 "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오려면 충분한 공부를 해갖고 나와도 모자란데, 불쑥 대통령 되겠다고 나타나니 참말로 못마땅허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광주는 민주당 아니겠는교"라며 "민주당 싫다고 국민의힘 찍겄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재명이 대장동 의혹이 있다는 게 쪼께 걸리지만,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잖소. 추진력 하나는 화끈하지요잉"이라고 했다.
 
대학생이라고 밝힌 20대 한 여성은 "선거 때만 되면 '광주정신' 운운하면서 정치인들이 광주를 더럽히고 있다"면서 "의혹 투성이인 이재명도 싫고, 전두환 찬양하는 윤석열은 더 싫다"고 했다. 그러자 지나가던 한 시민이 "윤석열의 윤자로 꺼내지 말라"고 소리쳤다.
 
10일 광주송정역 시장 골목.사진/뉴스토마토
 
5·18 자유공원에서 만난 40대 한 여성은 윤 후보에 대해 "아무리 표를 의식한 발언이라고 하지만 미친 소리 아니냐"며 "광주를 찾은 건 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여성은 "이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얘기하는데 당장에야 좋지만, 다 빚 아니냐"면서 "이재명도 의혹이 한두가지가 아니지 않냐. 특검을 하든지 해서 야권 공세를 막는 모습을 보여야 확실하게 밀어주든지 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의 사과를 받아주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잡화점에서 만난 30대 한 남성은 "주위에서 아무리 쇼라고 해도 우박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에 광주를 직접 찾은 건 인정해줘야 한다"며 "사과가 완전히 내키진 않지만 사과하는 건 받아주고 앞으로 윤 후보의 행보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그는 "누굴 찍을지는 아직 결정 안했다"면서 이 후보에 대해선 "추진력이 강한 분이라 호남지역 발전 공약을 많이 내서 지역경제를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협위원회를 방문,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야말로 정치는 잘 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성난 민심에 마지못해 유감을 표명했지만, 하필 사과 당일 이른바 '개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심 받았다. 역사인식의 부재도 질타 받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광주5.18민주묘지 방문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모습.사진/뉴스토마토
 
광주=임유진·민영빈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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