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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시 치솟는데, 코스피 디커플링 심화…"공급망 해결 없인 박스피 지속"
코스피 2960선 마감, 미국 3대지수 최고치에도 지지부진
2021-11-09 06:00:00 2021-11-09 06:00:00
[뉴스토마토 이될순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등으로 내년 기업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내년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지수를 짓누르면서 지루한 박스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9.20%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현지시간 기준) 미국 다우존스 지수가 3.6% 상승했으며 나스닥은 7.22% 급등한 것과는 상반된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달 고용 지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6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이틀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장 중에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지면서 매물이 출회 되기도 했으나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 발표 등으로 코로나 시대 종식에 대한 기대가 이어졌다"며 "재차 반등에 성공해 사상 최고치 경신을 지속했다”고 했다.
 
표/뉴스토마토
  
디커플링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기업 실적의 부진이다. 공급망 병목현상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급속히 재개되면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 데 반해 생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가총액 상위 1위와 2위가 속한 반도체 업종은 내년 실적 전망치를 8월 이후 15% 하향 조정되고 있어, 증시 부진을 주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내년 반도체 영업이익 추정치는 8월 초 84조2000억원에서 10월 말 71조5000억원으로 15% 가량 줄었다.
 
또한, 시가 총액 상위 종목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관련 업종이 상당수 포진돼 있는데, 이들 기업은 공급망 차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메타버스나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이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면서 "반면 한국은 시총 상위 기업들이 전통적인 산업이 대다수라 국내 증시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급망 문제가 지속될 경우 코스피 지수의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 등 알려진 재료들의 주가 영향이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3000선 중심의 박스권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급망 차질이 해결되는 지표(D램 가격 상승 등)들이 1차적으로 나타나야지만 외국인들이 반도체나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매수 동력이 있어야)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될순 기자 willb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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