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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후 '금융 디스트럽터' 촉진…암호화폐 법정통화는 '한계'
빅테크·인터넷 전문은행 신기술에 속도
향후 '금융 디스트럽터' 성장 예상
비트코인, 가격 급등락 크고 탈세 등 우려 있어 법정화폐로 통용은 무리
2021-08-08 12:00:00 2021-08-08 12: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신기술이 특유의 플랫폼화, 탈중앙화를 토대로 금융 분야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진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빅테크,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기술은 기존 금융기관을 위협하는 등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금융 디스럽터(파괴적 혁신 금융·Financial Disruptor)'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자산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비트코인 등 민간 암호자산은 법정통화의 역할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분명히 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디지털 혁신에 따른 금융부문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기술은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금융 산업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신규 서비스는 새로운 금융 혁신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는 작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면 서비스가 위축되면서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다.
 
한은은 기존 금융기관이 포괄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가 핀테크, 빅테크 기업의 경쟁력 있는 개별 서비스로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블록체인 기술 발전으로 금융 서비스는 중앙 금융 회사 및 금융 인프라 기관과 분리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디지털 전환 진전으로 산업 구조와 생태계 재편이 시작되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금융 패러다임이 안정에서 플랫폼화, 탈중개화, 탈중앙화 등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빅테크 및 인터넷 전문은행 등은 디지털 신기술과 플랫폼 등을 기반으로 금융시장 진입을 확대함에 따라, 향후 기존 금융기관을 위협할 수 있는 '금융 디스럽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금융 디스럽터와 기존 금융 회사 간 분업 및 경쟁이 이어져, 빅테크 기업과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자산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는 암호자산의 법정통화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했다. 디지털 경제가 커지면서 암호자산이 교환 및 가치 저장 수단으로 법정화폐와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블롬버그 등 주요 언론에서 암호자산이 법정화폐와 경쟁하며 통용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며 "암호자산은 가격 급등락과 그 폭이 매우 커 화폐의 지급결제 및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또 익명으로 거래되는 특성상 탈세, 자금 세탁 등 불법행위와 연관될 수 있어 각국 정부의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조적 한계도 지닌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금융서비스를 지칭하는 '디파이(DeFi)'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디파이가 신뢰와 공유를 기반으로 기존 금융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있고 기초 자산의 리스크 관리, 법 제도 정비 등 금융 거래 여건이 구비되는 데 시일이 걸릴 수 있는 것은 약점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은 금융 서비스 효율성 제고, 금융 시스템 복원력 향상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리스크도 동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금융 서비스의 플랫폼화, 탈중앙화 등이 야기할 수 있는 통화신용정책의 유효성 및 파급경로 변화에 대한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디지털 혁신에 따른 금융부문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기술은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금융 산업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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