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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들썩이는 정치테마주…대선주자 판세따라 급등락
"정치테마주 주가 급등 후 되돌림 수순"…폭탄돌리기에 투자자 손실 위험
2021-07-15 16:22:31 2021-07-15 16:22:31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내년 열리는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다가올수록 주식시장에서 대선 주자들과 엮인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야권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자 관련주들이 급등하고, 대선 후보들간의 여론 조사 지지율 결과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는 실적이나 지배구조의 건전성, 사업계획 등 실체가 없어 결국은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다며 매도 시점을 놓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창산업(079170) 주가는 상한가(29.88%)까지 오른 1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성우테크론(045300)금강공업우(014285)도 각각 19.91%, 16.16% 올랐으며, 디지아이(043360)도 14.49% 급등했다.
 
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날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대권 행보가 빨라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를 면담한 뒤 입당 행사를 가졌다. 지난달 28일 사퇴 이후 17일 만이다.
 
한창산업은 아연말, 인산아연 등의 제조, 판매업체로 1985년 9월 설립됐다. 강호익 대표가 최 전 원장과 같은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관련주로 엮였다.
 
성우테크론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19.91% 상승한 8310원에 마감하며 이번 주에만 34.68% 올랐다. 성우테크론은 본사가 최재형 감사원장의 고향과 밀접하게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관련주로 엮였다.
 
금강공업우와 디지아이는 전 거래일 상한가까지 오른 데 이어 이날도 각각 16.16%, 14.49% 급등했다. 금강공업은 이성오 사외이사가 최재형 감사원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졌으며, 디지아이는 대표이사가 최 전 감사원장과 해주최씨 종친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묶였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전일 6%대 급락한 NE능률(053290)덕성(004830)의 주가가 각각 1.38%, 1.74% 하락했고, 웅진(016880)(-0.21%), 대원전선(006340)(-0.57%) 등도 하락했다.
 
NE능률과 웅진은 회장이나 사주가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에서 덕성과 대원전선은 회사의 이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최근 윤석렬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주가 하락이 나타났지만, 대권행보를 보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관련주들은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최근 한 달 새 8%포인트가량 감소했다. 지난달 2째주 35.1%였던 지지율은 7월 2째주 27.8%까지 줄었다. 이재면 경기지사와의 지지율 격차는 1.4%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내로 줄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조사보다 7.2% 오르면서 15.6%로 3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테마주의 경우, 지난 13일 윤석렬 전 검찰총장과의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승리하자 급등했다. 13일 부국철강(026940)(29.89%), 주연테크(044380)(28.89%), 남화토건(091590)(13.33%) 등의 급등했고, 14일에는 일제히 하락, 이날은 보합권 마감했다.
 
문제는 정부 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테마주들이 재료가 노출된 이후 주가가 급락,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테마주로 지목되는 이유부터 궁색해 주가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 윤석열 테마주로 급등했던 NE능률, 덕성 등은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의 경우 실적이나, 사업계획 등과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상승한 주가 흐름을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주가 되돌림이 얼마나 빠른지 느린지의 차이일 뿐 일종의 폭탄돌리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입당 신청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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