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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강화됐는데…파업 지속하는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참여 인원 약 1000명 추산
부산·대구 델타 유입…우려 확산
2021-07-12 16:46:29 2021-07-12 16:46:29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강화에도 파업을 지속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소가 있는 울산은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빠른 만큼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12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2년 치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마무리를 촉구하며 7일째 크레인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노조는 지난 9일까지 파업을 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5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까지는 전면 파업에 나서고 15~16일은 부서별로 나눠 7시간 부분 파업을 한다.
 
파업 참여 인원은 노조 추산 기준 첫날인 6일 800여명에서 계속 늘어나 현재 약 10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측은 이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참여 인원을 추산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방역 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주장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는 나온다. 아울러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채 대화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불안을 더하고 있다.
 
지난 8일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울산 동구 소재 조선소에서 농성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울산의 경우 수도권보다 확진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인근 지역인 부산과 대구 등에서 델타 변이 확진자가 나오며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울산은 최근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동구 소재 어린이집에서 집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지난 8~10일까지 15~30명 수준의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주말 들어 확진자 수가 줄어든 뒤 이날 감염자는 1명으로 집계됐다.
 
노조 관계자는 "모일 때는 1m 이상의 거리를 두고 있고, 천막 안으로 들어오는 조합원은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며 "30분마다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 파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한영석 사장이 지난 9일 낸 담화문 이후 파업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며 앞으로도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사무직 노조까지 사측을 비판하며 파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사무직 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회사는 교섭이 마무리되던 중 느닷없이 노조가 불법 점거에 나섰다고 하는데, 회사가 노조 요구사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이 있다면 속 시원히 그 내용을 공개해달라"며 "심각하게 낮은 임금 구조와 직원에 대한 고통 분담을 강요하는 것은 교섭 마무리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 사무직 노조가 사측 비판 성명을 낸 건 처음이다.
 
사측은 파업 과정에서의 방역 수칙 위반과 함께 크레인 점거에 대해 법적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다만 이런 강경 대응이 노조의 심기를 건드리며 노사 갈등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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