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 억제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성급하게 시행할 경우 내수경기의 심각한 위축을 유발해 경기회복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가계부채 현황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193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를 초과했다. 또한 증가속도는 전년 대비 9.4%로 주요국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가계부채의 경감 및 증가율 완화를 위해 총량규제 성격의 DSR을 시행하기로 최근 공표했다. 연 소득과 관계 없이 1억원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 DSR 40%를 적용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DSR 시행으로 총샌산 및 소비감소 등 경기위축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2020년 주요국 가계부채 증가속도 비교. 자료/한경연
가계의 소득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인 170%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실질적인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최근 5년간 취약계층(1분위)을 중심으로 빠르게 악화됐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위기가 더욱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연내에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다면 원리금상환부담 상승으로 가계부채부실화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을 줄일 수 있는 무리한 총량규제 정책보다는 해당 계층의 상환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세심한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경제규모나 소득수준에 비해 주택가격이 높게 형성된 우리 경제의 특성상 상환능력을 감안해 대출상한을 결정하는 DSR의 경우 차입규제에 따른 부작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상환능력심사는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선진국형 여신관행 정책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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