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감독원이 오는 6월 기획재정부에 제출할 조직 축소 방안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기재부 지적대로 상위직급(3급 이상) 인원을 추가 감축해야 하는데, 더 줄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추진하다가는 업무 차질은 물론 내부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반면 조직 축소 방안이 허술할 경우 기재부로부터 공공기관 지정을 받을 수 있어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1일 "6월까지 조직 축소 방안에 대한 구체적 요건을 기재부에 제출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낼지 금융위원회·기재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금감원이 조직 축소 방안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했다. 공운위는 2019년 1월 금감원 3급이상 인원을 5년간 43%→35%로 축소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일단 공운위는 금감원이 조직 축소 방안을 잘 이행한다고 봤다. 그러나 올해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된 것을 고려해, 더 강화된 조직 축소 방안을 제시했다. 상위직급을 추가 감축하고 해외사무소도 정비하기로 했다.
이에 금감원은 해외사무소 정비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달 초 워싱턴사무소를 폐쇄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기존 사무소장이 귀임하고, 직원 1명이 현지에 남아 법인해산 관련 행정처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제는 상위직급 추가 감축이다. 이미 35%로 감축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더 줄여야 한다.
금감원은 상위직급 비율이 줄어들 때마다 팀 단위의 조직이 사라진다고 토로한다. 금융감독 대상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감독 업무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 금감원은 디지털 금융감독·검사팀을 신설했고, 소비자보호처의 조직도 확대한 상태다.
무엇보다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현재 금감원 노조는 채용비리 연루자 승진을 두고 쟁의행위를 벌이고 있다. 장기적인 인사적체로 직원들의 불만이 쌓이는 상황이다. 기재부 지적대로 상위직급을 추가 감축한다면 반발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시장을 감독해야 할 금감원이 자칫 내홍에 휩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조직 축소 방안을 허술하게 제출할 수도 없다. 기재부로부터 공공기관 지정을 받는다면 금감원의 염원이었던 독립은 영원히 사라진다.
결국 금감원은 현상 유지를 목표로 정부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위직 축소 비율을 현행으로 유지하더라도, 추가 감축은 안 되도록 하겠단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기서 더 줄이면 조직이 어려워진다"며 "금감원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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