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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안철수, 단일화 협상 첫발 뗐지만 신경전 격화
"시간 끌어" vs "초조한가" …방식 놓고도 이견
2021-03-09 16:44:47 2021-03-09 16:44:47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두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양측은 단일화 룰 마련을 위한 협상 속도를 놓고 펼쳤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 9일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상견례를 하고 단일화와 관련한 쟁점 사안을 논의했다. 오 후보 측에서는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안 후보 측에서는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쟁점은 단일화 방식과 출마 기호, TV토론 일정 등이다. 앞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지난 7일 회동을 통해 후보자 등록일인 19일 전까지 단일화를 하겠다는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등 양당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단이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큰 틀의 단일화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각론에서는 이견이 적지 않아 협상 과정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최근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양측의 단일화 논의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안 후보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단일화 방식을 합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오 후보 측은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이러한 인식 차이는 이날 공방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안 후보 측은 신속한 단일화 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시간을 질질 끌었다가 '야당의 고질병', '아직도 정신 못 차린다'는 평가를 받으면 (지지자들이) 등을 돌린다"며 "야당이 단일화라도 해보겠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는데 하는 짓거리가 여당이랑 다를 바 없으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 측은 "결코 시간을 끌거나 늦추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태규 총장을 향해 "협상이 시작되면 단일화의 목표와 취지를 확인하고, 가급적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방식의 단일화 룰을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면 된다"며 "억지논리로 공격하는 것을 보니 다급하고 초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단일화 방식을 두고도 양측은 기싸움을 이어갔다. 안 후보 측은 100% 시민 여론조사 도입을 고수했다. 이태규 총장은 국민의힘에서 시민참여경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경선 과정에서 사용한 다른 방법이 효과적이라면 검토가 가능하겠지만, 본인들도 사용하지 않던 방법을 느닷없이 끌고 들어와서 하자고 하면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 측은 "당내 경선의 목적과 양당 단일화의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며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라고 밝혔다. 김근식 실장은 "안철수 대표도 2017년 완전개방형 국민참여경선으로 대선후보가 됐다"며 "수십만의 야권지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언택트 시민참여방식은 중도부터 태극기까지 야권 전체의 지지층을 결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각각 상대 당사를 찾았지만 후보끼리 만남은 없었다. 안 후보가 먼저 국민의힘 서울시당을 찾았고 오 후보가 이에 화답해 국민의당 중앙당사를 찾았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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