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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 스프링쿨러 다니…화재 절반 이하로 '뚝'
숙박형 고시원 78% 설치, 작년 화재 52.5% 감소…초기 진압
2021-02-24 11:10:02 2021-02-24 11:10:02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이후 고시원 스프링쿨러 설치에 나서면서 뒤늦게나마 화재 진압에 효과를 보고 있다.
 
24일 서울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으로 숙박형 고시원의 78%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했다. 
 
2019년 8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총 750곳 중 585곳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지원했다. 나머지 165곳도 2022년 6월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간이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서 소화용수가 자동 방수되는 설비다. 상수도에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수조, 펌프시설 등이 필요한 일반스프링클러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공사비도 저렴하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이후 실제로 화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고시원 화재 28건은 2019년 59건 대비 52.5% 줄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올해도 1월 한 달 동안 고시원 화재가 4건 발생했지만 모두 간이스프링클러 덕분에 화재가 초기 진압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작년의 경우 화재 원인은 부주의 13건(46.4%), 전기적 요인 12건(42.9%), 방화의심 1건(3.6%), 기타 2건(7.1%)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 발생장소는 고시원 방 내부 11건(39.3%), 주방 6건(21.4%), 공용부분 3건(10.7%), 기타 8건(28.6%) 등의 순이었다.
 
2018년 7월 종로구 관수동에서 발생한 국일고시원 화재사고는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피해자 대부분은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고령자·일용직 노동자였다.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고시원 입주자가 켜놓은 전기난로였지만, 검찰 수사 결과 고시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고 화재 경보 비상벨을 꺼놓아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의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은 고시원 영업주에게 간이스프링클러 공사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종로 국일고시원처럼 간이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기 전인 2009년 7월 9일 이전에 영업허가를 받아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고시원 750곳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시의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 예산은 총 80억4800만원이다. 올해에도 이미 57억9769만 원(72%)을 집행했다. 간이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금은 영업장 규모에 따라 차등 산정된다. 
 
권혁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예방과장은 “고시원 화재 시 간이스프링클러의 피해저감 효과가 큰 만큼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고시원 관계자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과학수사대와 화재조사반 관계자들이 작년 1월31일 서울 구로구의 한 상가건물 2층에 있는 고시원 화재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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