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은 정부의 지원 아래 헬스케어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강증진형 상품부터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까지 줄줄이 선보이며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다만 '의료데이터 확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시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서비스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12월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서비스업을 금융당국에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인공지능(AI) 홈트레이닝 서비스인 '하우핏'은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해준다. 서비스 이용료는 무료이며 정식 버전이 출시될 경우 일부 인플루언서 운동 영상에 한해 유료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AIA생명도 최근 헬스케어 플랫폼 'AIA 바이탈리티'를 개편했다. 월 5500원의 멤버십 전용 프로그램으로 변경하고 보험료 할인 혜택 등 일상 속 리워드를 높였다. 건강식 섭취, 걷기, 정기 건강검진 등 건강증진 활동에 따라 보험료 할인을 최대 20%까지 적용한다.
삼성화재도 기존 건강관리 서비스 애니핏을 강화한 '애니핏 2.0'을 선보였다. 걷기, 달리기 등 운동 목표 달성에 따른 혜택은 물론 건강위험분석, 건강검진예약, 마음건강체크 등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외 한화생명,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악사(AXA)손해보험 등 여러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이용자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기가입자를 대상으로 선보이고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일반 고객들에게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면서 "시장이 활성화 단계이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서비스 이용자 증가에 따른 이점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유료 전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운동하거나 건강할수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하루 1만보 이상의 걷기목표를 달성하면 월 보험료의 일부를 지급해주는 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ABL생명도 최근 피보험자의 건강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미래에에셋생명은 비흡연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치아보험을 선보였다.
보험업계는 헬스케어를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었다. 건강관리를 통해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낮출 수 있고 가망고객을 유치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포화된 보험 시장 속 고객 맞춤형 신상품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의료비 부담을 절감할 수 있고 국가적 고부가가치 산업을 활성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헬스케어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의료데이터 활용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보험사 헬스케어 활성화 장벽이다. 맞춤형 건강관리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가입자의 의료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보험사는 의료법 등에 따라 정보수집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신년 간담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산업적 연구 목적의 가명정보 활용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은 보험사에 대해 보건의료 가명정보를 개방하지 않고 있다"면서 "보험사의 보건의료 가명정보 활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가 의료행위로 간주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의료법 27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헬스케어 활성화 추진 기조 하에 과거보다 보험사 헬스케어 진출이 용이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의료법 등에 막혀 사업 확대에 제한적인 부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이 올해 보험사 헬스케어사업을 지원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생명보험협회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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