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자매’ 장윤주 “잘못하면 19금 될 뻔 했었죠”
출연 제안 받고 거듭된 고민…“감히 두 선배와 연기해도 될까 걱정”
‘미옥’ 머리부터 발끝까지 직접 바꿔…“직접 인물 ‘룩’자체 다 바꿔”
입력 : 2021-01-28 00:00:01 수정 : 2021-01-28 00: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사실 딱히 기대를 하긴 힘들다고 생각했다. 1000만 영화 베테랑에서의 유머스러운 모습이 연기력을 요구하는 표면적 캐릭터라곤 판단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그가 예능에서 보여 준 방송적 캐릭터와 베테랑 모델로서 보여 준 카리스마의 충돌은 의아스러움이 많았다. 미디어 매체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는 사실상 주인공의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급격하게 밀어내거나 찍어 누르면서 솟아 오르는 탄성이 강한 성질이 많다. 그래서 모델 출신의 배우 장윤주가 세자매란 영화에 출연한단 사실이 더없이 의아스러웠다. 그가 세자매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베테랑에서의 모습에서 엄청난 진일보를 이뤄냈다고 보기도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결이 다른 지점이었다. ‘세자매부터 앞으로 개봉하게 될 영화까지 이제 겨우 스크린 필모그래피가 4편에 불과한 신출내기 여배우란 타이틀은 장윤주에겐 분명히 득이 되지도 않고 실이 되지도 않는다. 아직 그는 가야 할 길이 멀고도 멀다. 그가 10대 시절부터 걸어온 모델의 길보다 더 멀고 멀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장윤주가 배우로서 가진 재능과 열정은 이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다른 걸 만들어 낼 것이다. 장윤주란 색깔의 배우는 분명히 전무후무한 지점으로 가고 있다.
 
배우 장윤주.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장윤주는 의외로 세자매출연 제안을 받고 꽤 깊은 고민을 했단다. 우선 문소리와 김선영이 장윤주의 합류를 너무도 바랐다. 영화 속 셋째 미옥캐릭터를 위해 여러 배우를 거론하면서 회의를 거듭하던 중 한 스태프가 장윤주를 언급했고, 문소리와 김선영은 무릎을 쳤다고. 하지만 결정은 장윤주 본인에게 달린 것이었다. 장윤주는 두 선배의 간청’(?)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었단다.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도저히 두 선배와 제가 한 작품에서 연기를 해도 될지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았어요. 내가 정말 두 선배와 해도 되나. 그래도 되나 싶었죠. 자신감도 없었고 너무 두려웠어요. 근데 너무 감사한 게 두 선배가 꽤 자주 절 만나러 와주셔서 많은 얘기를 나눴죠. 제가 고민하는 부분에 정말 진심으로 함께 해주시고. 결정하기 전까지 두 선배를 제가 의도치 않게 괴롭혔던 것 같아요(웃음)”
 
배우 장윤주.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출연 결정을 한 뒤에는 양 옆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나아갔단다. 우선 시나리오 속 미옥의 캐릭터부터 다시 잡아나갔다고. 먼저 시나리오의 미옥과 완성된 영화의 미옥은 조금 다르단다. 옷차림이 조금 다르고 외모도 아주 조금다르게 나아갔다고. 그는 크게 웃으면서 자칫 잘못하면 ‘19영화가 될 뻔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미옥의 의상이 목 늘어난 티셔츠와 팬티 바람 차림이었어요. 영화에서의 미옥과는 꽤 잘 어울리는 듯한 이미지인데. 그걸 제가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더라고요(웃음). 생각해 보세요 제가 그 의상을 입으면 하하하. 모델 시절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런웨이에도 서보고 화보도 찍어봤지만 영화는 다르잖아요. 제가 거부감이 생긴 게 아니라 작품에 피해가 있을 거 같았어요.”
 
결국 모든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 미옥의 비주얼 디렉팅이 다시 시작됐다. 완성된 영화 속 미옥의 모습 대부분은 실제 장윤주가 만들어 냈다고 해도 무방하다. 감독 역시 장윤주의 그런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고. 감독의 그런 수용은 현재 국내 톱모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윤주의 안목을 작품 속 캐릭터로 끌어 올 수 있단 욕심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배우 장윤주.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아마 감독님도 그러셨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웃음). 극중 미옥의 탈색 헤어스타일, 그리고 미옥이 입고 다닌 모든 옷을 제가 직접 다 구했어요. 미옥이라면 어떤 스타일이 어울리고, 또 어떻게 하고 다닐까 고민하면서 하나 둘 준비를 했어요. 거의 미옥의 전체 ’(look) 자체를 다 바꾼 거에요. 실제로 촬영 전 미옥의 집 세트에 가서 앉아보고 누워 보기도 하고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갔어요.”
 
감독과 두 선배 문소리 김선영의 조언이 분명히 있었지만 사실 미옥의 내 외부는 거의 장윤주의 손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미옥은 보는 시선에 따라서 극단적으로 양분된다.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면에선 너무도 폭력적이다. 또 어떤 시각에선 털털하면서도 반대로 보자면 한 없이 여린 성격을 감추기 위한 자기 방어적인 면도 강해 보였다.
 
배우 장윤주.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너무 잘 봐주신 것 같아 감사드려요(웃음). 글쎄요 제 생각을 말씀 드리면, ‘미옥이 너무 애처로워요. 첫째 언니는 뭔가 초월한 것 같고, 둘째 언니는 자신을 숨기는 데 능한 사람인데. ‘미옥은 그냥 내 뿜어요. 그게 사랑 받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았어요. 자신을 가리려고 하지 않잖아요. 주변에서 불편해 할 텐데도. 근데 그게 아마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주변이 두려워서 그랬을 수도 있어요. 근데 그나마 다행인게 너무 착한 남편(현봉식)이 있어요(웃음)”
 
장윤주가 언급한 착한 남편은 대중들에겐 정말 낯이 익은 배우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연작에서 강렬한 악역을 도맡아 오던 배우 현봉식이다. 그의 얼굴이 스크린에 등장하면 남편의 폭력이 등장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완벽하게 깨트린다.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남편이다. 착하다 못해 아내가 맞고 사는 다소 불쌍한 남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봉식이 장윤주보다 4살 연하란 점이다.
 
하하하, 얼굴보고 저도 너무 놀랐어요(웃음). 우선 봉식씨가 너무 잘해 줬어요.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남편이에요. 제가 머리 탈색하는 첫 날 같이 미용실도 가주셨어요. 봉식씨가 정말 고마운 게 저한테 미옥이는 남편인 나한테 다해도 된다. 뭘 해도 된다고 해줬어요. 영화에선 제가 너무 민망할 정도로 막하는 데, 실제 촬영에선 너무 잘 챙겨줬어요. 연기적으로도 선배고. 진짜 든든했어요. 촬영 끝난 지금도 너무 친하게 잘 지내요.”
 
배우 장윤주. 사진/리틀빅픽처스
 
데뷔작 베테랑이 워낙 상업적으로 성공을 했다. 하지만 이후 장윤주의 출연작은 세자매그리고 개봉 대기 중인 ‘1시민 덕희등 상업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작품보단 마이너적 감성이 더 두드러진 작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모델로서 그리고 배우로서의 감성뿐만 아니라 음악적 재능에서도 마찬가지다. 워낙 화려한 직업인 모델로서 주목을 받아왔지만 감성적으로 장윤주는 마이너적 측면이 강해 보인다.
 
정말요(웃음). ‘세자매도 상업성이 강한 영화인데 하하하.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아마도 취향적인 게 맞을 거 같고요. 뭐 글쎄요. ‘독립영화계의 꽃이 되겠다이런 생각 전혀 없어요(웃음). 모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옷도 인연이 있구나란 걸 알게 됐어요. 연기는 몇 작품 안되지만 작품도 인연이 있는 거 같아요. 이렇게 쌓이다 보면 다양한 작품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요? 오는 작품 절대 마다 안합니다(웃음). 감독님들 많이 찾아주세요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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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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