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기다려" 은행들 해외진출 심기일전
현지직원 직급 높이고 서비스·마케팅 확대
입력 : 2021-01-27 14:25:47 수정 : 2021-01-27 15:48:08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코로나19로 작년 해외 진출 계획을 줄줄이 늦췄던 은행들이 올 들어 시장 확장을 위한 고삐를 다시 죈다. 직책 신설을 통해 기존 진출 계획에 속도를 붙이는가 하면 시장 안착을 위한 금융 서비스, 마케팅 확대 등을 시도하고 나섰다. 신흥국·개발도상국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커진 데다 이미 진출한 현지 거점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전략을 다잡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대만 타이베이지점 개설준비위원장직에 부장급 인사를 배치했다. 대만은 아직 국내은행이 진출하지 못한 곳으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해당 지점의 개설을 목표했으나 코로나로 일정이 지연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로 일정이 더디게 진행되자 속도내기 차원에서 최근 직급을 올리는 인사를 실시했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또 올 상반기 중 네이버 손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라인뱅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현지 금융감독청(OJK)의 승인을 받은 뒤 중앙은행(BI)의 최종승인을 기다리고 있어 출범 막바지에 다다랐단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과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인수로 각각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올해부터는 이를 발판으로 보험 등 그룹 계열사와의 사업영업망 연계를 구상 중이다. 특히 지주사인 KB금융지주는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글로벌 부분을 강화하면서 양종희 신임 부회장에게 중책을 맡겼다.
 
베트남 시장을 석권 중인 신한은행은 올해 현지화한 앱 '쏠 2.0'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지 실정에 맞는 여신관리력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글로벌 코어뱅킹 시스템 여신모듈 고도화 개발에도 착수했다.
 
우리은행 베트남법인도 최근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린 광고가 큰 호응을 이끌고 있다. 필리핀과 브라질에 현지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은행들은 그간 코로나 영향으로 해외 진출 계획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방역 지침에 따라 해외 출장이 기약 없이 연기되거나 주재원 귀환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인력 운용에 애를 먹었다.
 
그러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으로 대규모 부양책이 추진되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해외 진출에 다시 탄력이 붙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주춤하는 현 시점이 반사이익을 얻을 좋은 호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백신 개발이 진전을 보이지만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본격적으로 재활성화하기 전에 미리 자리를 잡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코로나 상황에도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해외법인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753억원으로 전년 동기(3620억원) 대비 31.3% 증가했다. 해외법인이 아닌 국내은행의 직접투자까지 더하면 순이익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작년 해외 진출 계획을 줄줄이 늦췄던 은행들이 올 들어 시장 확장을 위한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사진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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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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