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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두꺼비 게 섯거라"…처음처럼, 도수 낮추고 반격 나선다
롯대칠설, 1년여 만에 16.9도→16.5…저도주, 젊은층 공략
하이트진로, 코로나 뚫고 호실적…'진로이즈백' 실적 견인
2021-01-12 15:00:00 2021-01-12 15:00:00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의 도수를 소폭 낮춘 가운데 주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인기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초 소주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9도에서 16.5도로 낮췄다.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낮춘 건 지난 2019년 11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이와 함께 산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신규 패키지로 변경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순한과 처음처럼 진한도 순차적으로 리뉴얼에 나설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가 1년여만에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다시 낮춘 까닭은 사회 전반적으로 저도주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한 4579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적자는 275억원으로 나타났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외식 등이 감소하며 업소용 시장이 불황을 겪은 탓이다. 
 
처음처럼 리뉴얼 상품. 사진/롯데칠성음료
반면 진로이즈백과 참이슬을 앞세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뚜렷한 실적 개선을 거뒀다.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1조7397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46억원으로 214% 신장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분기 소주 매출 3350억원을 달성하며 2011년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이트진로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업소용 시장 불황에도 호실적을 거둔 까닭은 ‘푸른 두꺼비’ 진로이즈백의 공이 크다. 진로이즈백은 1970년대 판매한 진로를 레트로 감성으로 재해석한 상품이다. 특히 푸른 두꺼비 캐릭터를 앞세워 마케팅에 나서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며 출시 16개월만에 4억병을 팔아치웠다. 심지어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홈술이 늘어나면서 일부 편의점을 중심으로 재고가 바닥나는 공급 차질 현상도 빚었다.
 
일각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효과적으로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함께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1년여 전인 2019년 11월 처음처럼의 도수를 기존 17도에서 16.9도로 낮췄음에도 주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기존 모델인 수지와 계약기간이 종료돼 다른 모델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도수를 낮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좋지만 마케팅 전략도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면서 “진로이즈백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게 된 건 깔끔하다는 이미지를 ‘푸른 두꺼비’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흥미롭게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로이즈백 포스터. 사진/하이트진로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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