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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조건부 출마…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넘쳐난다
나경원·금태섭도 출마 채비…김종인·안철수 회동, 단일화 논의 주목
2021-01-07 14:56:25 2021-01-07 14:57:2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합당하지 않는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에 거부감을 보이는 상황에서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대표를 형해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달라. 합당을 결단해 주시면 더 바람직하다"며 "그러면 저는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입당이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출마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제1야당 국민의힘으로서는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전 시장은 조건부 출사표를 던진 배경에 대해 "후보 단일화 그 자체보다도 그 이후 치러지는 다음 대선에서의 야권 분열이 더 걱정되기 때문"이라며 "지금 안 대표가 구상하는 형태의 단일화가 반드시 대선에서의 야권 단일화를 담보할 수 없다. 어설픈 단일화가 그 다음 치러지는 대선에서 야권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오는 17일까지 안 대표의 입당이나 합당 결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이제 출마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해왔지만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이러한 발언은 '조건부 출마'를 통해 사실상 출마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 입장이어서 현재로서는 오 전 시장의 제안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이 100% 일반 여론조사로 본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안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을 비롯한 당 밖 인사들에 대한 경선 참여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유동적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전날 안 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양당은 두 대표 간 회동을 계기로 야권 단일화 논의에 속도를 낼 방침이지만, 세부 방법을 놓고 여전히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3개월 앞둔 상황에서 이미 출마 선언을 했거나 거론되는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만 총 11명에 달한다. 앞서 이혜훈·김선동·이종구·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서울 송파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정기 전 상하이총영사 등이 출마를 선언했고 여기에 나경원·금태섭 전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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