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인들 "보상 없는 영업제한은 위헌"
"지자체 고시, 재산권 등 기본권 침해"…헌법소원심판 청구
입력 : 2021-01-05 14:52:13 수정 : 2021-01-05 14:52:13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보상 규정이 없는 감염병예방법 조항에 따른 집합제한 조처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했다.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민생경제연구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단체들은 5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따른 유흥시설과 음식점, PC방 등에 대한 서울시 집합제한 조처 고시는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이번 헌법소원심판 청구 당사자에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서울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한 한모씨와 2019년 5월부터 서울 도봉구에서 PC방을 운영한 김모씨가 참여했다. 이들은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와 제2호의2에 명시된 집합제한과 금지, 출입자 명단 작성,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 조항을 근거로 서울시가 공고한 영업제한 고시에 따라 오후 9시 이후 영업 금지, 포장·배달만 허용, 좌석 간 거리두기, 시설 내 취식 금지(PC방) 등의 행정명령을 받았다.
 
한씨는 "밤 9시 이후 영업제한 등 조치가 있었던 9월부터 줄곧 전년 대비 월 매출액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강화된 영업제한 조치가 있었던 12월에는 전년 대비 2.8%로 무려 30분의 1토막이 났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주간 휴업 조치와 강화된 방역 조치가 진행된 8월 이후 전년 대비 월 매출액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들의 청구인 대리를 맡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소속 김남주 변호사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전국민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과 전례 없는 방역 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자신의 재산권과 생존권을 크게 침해당하는 와중에도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중소상인·자영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손실보상도 규정하고 있지 않은 감염병예방법은 명백한 입법부작위이고, 이에 기초한 각 지자체 고시는 피해 중소상인들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이미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10호에 같은 이유로 어로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경우 손실보상 규정을 두고 있으며, 감염병예방법과 법체계가 유사한 가축전염병예방법 등에도 각종 제한명령에 따른 보상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유독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 조치의 경우 법과 고시 어느 곳에서도 손실보상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평등 원칙을 위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영업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도 형식상 '집합금지'의 형태를 띠고 있어 법률상 근거가 미약할 뿐 아니라 재산권과 평등권, 영업의 자유 제한에 있어서도 공익실현을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어 과도하게 제한돼서는 안 되는 비례성의 원칙, 침해의 최소성 원칙, 법익의 균형성 원칙 등을 모두 위반한다"고 부연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11월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경우 확진자의 규모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기간, 연말연시 대목이란 시기적 요인 등으로 인해 지난 1차·2차 대유행 때와는 완전히 다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정부의 대책은 지난 1차·2차 때 나왔던 대책을 재탕하거나 중소상인들에게 실효성도 크지 않은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의 금액을 증액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오늘은 두 분의 청구인이 1차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지만, 최근 학원과 헬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항의 행동이 이어지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기존의 지원 대책만 계속해서 반복한다면 공개적으로 소송 참여자를 모집해 최소한의 손실보상 규정도 없는 영업제한 조치에 대한 행정소송과 위헌법률심판을 2차로 진행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후 집합 금지 업종인 당구장과 집합 제한 업종인 식당 등이 있는 상가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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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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